우리들의 제2의 신체란, 타인이 보는 우리들의 신체이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울과 초상화에 의해 우리들에게 제공되는 신체이다. 그것은 하나의 형태를 가진 신체이며, 여러 예술은 이것을 포착한다. 천, 장식품, 갑옷이 그 위에 딱 어울리도록 조정되는 그런 신체이다. 그것은 접촉하고 싶은 기분으로 매달리면서 사랑의 신이 바라보고, 혹은 바라보고 싶어 하는 신체이다. 그것은 고통을 모르며 고통을 단순한 하나의 불유쾌한 얼굴로 만들어버린다.


저 나르시스에게 더없이 친숙했던 것이 바로 이 '신체'였지만, 절망으로 몰고 가는 것도 이 '신체'이다. 이것은 많은 사람들을 많은 사람들을 슬픔에 빠지게 한다, 아니 이윽고 때가 되어 거울에 비친 이 늙은 존재가, 그것을 바라보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이에, 이해하긴 어렵지만 두려울 정도로 이것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으면 안 될 때, 이 '신체'는 거의 모든 사람들을 어둡고 우울하게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이 폐허라는 사실에 동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폴 발레리, 신체에 대한 소박한 고찰 中




신체-폐허로부터, 소멸하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의 영속성, 물질이 형상을 꺾는 그 찰나의 알레고리를 포착하는 멜랑콜리커가 되는 지름길 = 거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