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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전 이후 미국 문학에 큰 영향을 준 셔우드 앤더슨의 간판 작품


셔우드 앤더슨이라는 이 사람은 젊은 날의 헤밍웨이와 포크너의 멘토 역할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고, 나중에 얘네들한테 예술력으로 까인 건 좀 덜 유명하다


이 작품은 오하이오주의 와인즈버그라는 동네 사람들의 사연을 조지 윌러드라는 주인공 청년을 중심으로 풀어낸 연작 소설집임


눈치 좋은 사람들은 이 설명만 봐도 헤밍웨이의 닉 애덤스 단편들이 떠오를 텐데, 우리 닉 애덤스도 어느 정도 친화력 좋은 인물이지만 여기 조지 윌러드와는 상대가 못 된다


동네가 터가 안 좋은지 참 별별 사연 많은 사람들이 가득한데, 아무리 소심하건 이 사람들은 죄다 우리 주인공에게 달려가 사연을 털어놓으신다


사실 조지 윌러드가 전혀 필요 없는 단편도 꽤 있는데, 얘는 대문자 E라서 결국 어떻게든 엮여있음


얘가 작가의 자전적 인물이다 보니, 앤더슨이 작가들 사이에서 얼마나 인싸로 지냈는지 방증해 주지 않는가 싶다 (근데 사실 앤더슨은 와인즈버그 출신도 아님)


여튼, 그 사연이라는 것들은 다 종교, 사랑, 상경 같은 소재를 대충 돌려먹는 느낌이라 물리는 맛이 좀 강하다


자신을 선지자라 믿고 손주를 위해 희생양을 바치려는 대농장주, 창문 사이로 여자의 나신을 훔쳐보는 목사 등등 기억나는 것들을 요약해보니 재밌어 보이긴 한데, 사실 그나마 재밌는 애들이니깐 이렇게 아직도 기억나는 것임


아무튼 한국어 역본이 굉장히 많은 작품인데, 나는 선택 과부하가 걸려서 그냥 원서로 읽어버렸다


장점은 독해 난도가 굉장히 낮아서 원서로도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


문제는 원문으로 보니 헤밍웨이와 포크너가 놀려댔던 문체의 문제가 노골적으로 보인다는 것


엄격하지 못하고 느슨하게 구성되는 문장도 문제지만, 독자를 의식하는 2인칭 문장의 사용도 별로였다


사실 그게 뭐가 문제냐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작품의 서장인 '그로테스크의 서'라는 단편과 엮었을 때 좀 상충되는 점이 있어서 그렇다


사실 이 단편은 작품의 핵심 주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면서도, 작품의 전지적 작가 시점을 지극히 오만한 태도로 만들어버릴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가 있다


그런데 그 얘기를 하자면 끝이 없어서... 그냥 대충 끝내겠음



결론적으로는 나한테 좋은 감상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누군가 이 책을 좋아한다고 해도 크게 이해가 안 가지는 않는 그런 작품이었다


혹시 영어 원서 도전해보고 싶은데 헤밍웨이가 좀 어렵다 싶은 독붕이라면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함


근데 솔직히 말하자면, 나 같으면 악으로라도 헤밍웨이 읽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