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치는 소리에 몰려든 하얀 팔의 하녀들
저잣거리 주변 대문에서 웃고 있는 여공들
노래하는 아가씨들과 지나가는 이름 모를 나그네들
그대들은 대포 소리를 덮어버리는 오페라와 같다
하나는 달빛처럼 또 하나는 눈꽃 향기처럼
그리고 거대한 세상이 회전목마를 타고 돌고돈다
황금의 나라에서 베레니스*가 온다
맨발의 왕들이 안식일날 축제를 바라본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천연색색의 마리**인가
그릇된 언쟁이 이어진 채 프랑스의 하늘 아래 잠든다
밝은 머리카락의 아스트리드*** 메라니의 아녜스****
오 태양마저 바래는 스무 살의 여왕들이여
탑 꼭대기서 바라보던 애타게 바란 눈길의 여인들
보다 꾸민 차림으로 그녀들의 연인들을 기다린다
모두가 달콤하게 와닿는 메아리를 찾아낸다
사랑에 운을 띄우고 노래를 다시 깨어내 부른다
설령 더욱 비참한 나날이 이어질지라도
우리 가슴이 말을 잃고 눈동자가 사막처럼 메마를지라도
그럼에도 나는 노래하리라 내 목소리가 산산조각날 때까지
다른 이가 아델라이드*****를 말할 때 나는 엘자를 노래하리라
* Bérénice(28~81). 1세기 로마 제국의 유대인 종속국 여왕. 장 라신의 동명의 희곡 주인공이기도 하며 로마 군인 티투스와 사랑에 빠진다. 베레니스는 아라공의 소설 <오렐리앵>의 여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 Marie. 프랑스의 의인화 마리안.
*** Astrid(1905~1935). 벨기에 왕 레오폴드 3세의 왕비.
**** Agnes de Méranie(1175~1201). 프랑스 왕국 필리프 2세의 세 번째 왕비.
***** Adelaide de Paris(850~901). 서프랑크 왕 루이 2세의 왕비.
엘자는 루이 아라공 평생의 베필인 엘자 트리올레(1896~1970). 두 사람 관계는 가히 단테와 베아트리스의 재현이라 보면 됩니다.
단테는 못 이루어진 찐따의 짝사랑이라는 나쁜 말은 ㄴㄴ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