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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시로는 누구에게, 왜 죽었는가

왜 주인공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그들의 결속을 끊어내야만 했을까

그에게, 도쿄에서, 강간을 당했다는 그 사실을 구축해내는게

유일한 방법이었을까

하이다는 어디로, 왜 떠났고, 떠나야만 했는가?

하이다의 순례 이야기 속 피아니스트는 누구인가, 그 주머니는 과연 손가락이었을까

사라는 과연 수요일 밤 무슨 말을 남기려 했을까

주인공의 프로포즈를 받아줬을까? 받아준다한들, 그들의 관계가 이어질 수 있었을까? 아무렴 상관없다는 쓰쿠루의 말이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었을까



이외에도 정말 많은 의문, 어쩌면 소설전반에 대해 회의적일지 모를 생각들이 떠오른다.

모든 책은 색채를 갖고있다고 생각한다. 그 색채에 맞춰 우리는 우리의 시신경을 바꾸고, 사고의 흐름과 생각과 발상의 진행을 바꾸어야한다.

경제학원서를 심심풀이용 추리소설처럼 읽을 순 없고, 하이든의 교향곡을 들을 때 바그너의 오페라를 상상하며 듣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색채가 없다는 주인공에 비해, 책은 짙은 색채를 갖고있기에 우리는 이에 어느정도 맹목적인 추종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라카미는 이 책에 너무 많은 의문을 남겨두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러한 의문에 대한 생각의 진행을 원치 않았을 지도 모르지만, 아니, 원했을테지만

이 방법만이 그의 시간과 분신을 전달할 유일한 방법이었을까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해 (주인공의 그룹들이 현재 무얼 하는지, 핀란드에 꼭 갔어야 하는지 등) 나는 책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유지하기엔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책의 몰입은 독자가 생성해나가는 것이기에.

근데 이 책의 몰입감과 긴장을 유지해나가던 소재들이 

단 한가지도 해소되지 못한 채로

책의 남은 페이지 수가 점점 위들을 풀어낼 최소한의 페이지도 남기지 못했다는걸 알아차렸을 때

그냥 그대로 덮고싶었다.

언젠가 나오겠지 하고

나 스스로를 위로해주고 싶었다.

내가 아직 읽지 않은 것이지, 분명 언젠가 해소되겠지



않았다.

나조차도 역설적이게, 원치 말아야할 정보를 원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쉬웠던 건 확실하니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