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1권은 우리가 이전 독회에서 본 대화편의 내용을 반복하기 때문에 쉽게 읽을 수 있다. 이렇게 순서대로 쭉 재독하면서 옛날에 교수님이 플라톤 대화편의 입문서로 국가를 추천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도 그렇고 다른 대화편에 비해서 글이 쉽게 읽히는 건 내가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플라톤 본인이 저술하는 실력, 즉 필력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330c

-어르신께서는 많은 재산을 가지심으로써 덕을 보신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재산에 대한 말이 나와서 소은 박홍규 선생님의 짤막한 이야기를 옮겨본다.



-가령 이 안경이 내 것이라는 것은 무슨 뜻이냐? 우선 이 안경이 내 것이든지 네 것이든지 상점에 있든지 안경의 본질의 입장에서 보면 아무 상관이 없어. 그러니까 소유는 안경의 본질에 관한 문제는 아니야. 또 이 안경이 인공물인 어느 하나의 존재자로서 가지고 있는 존재 그 자체는 이것의 본질에 대한 존재거든. 또 하나 이 안경이 생물체에 관계해서 논해질 때, 이것의 존재가 생물체의 기능 속에서 보유된다고 할 때, 그때에는 이 안경은 내 것이라는 것이 성립해. 생물에 대해서만 원칙적으로 소유가 있어.

우리는 보통 이 물질이 얼마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 그러나 그것은 생물과는 경우가 달라.

...

세 끼를 먹어야 되니까 식량을 내 신체 속에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신체 밖에다 소유, 저장을 해야만 산단 말이야. 그래서 재산이 필요해. 나의 생존을 위해서는 나의 재산이 꼭 필요하다. 유물론은 사유 재산을 부정하잖아. 그것은 철학적으로 물질은 소유, 재산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야.

물질에 재산이 어디 있어? 생물에서만 비로소 소유, 재산이라는 것이 나타나지.

특히 인간에게서 나타나. 왜냐? 야생 동물은 어디 가든지 먹을 것이 있어. 아무것이나 먹을 수 있거든. 그런데 인간은 안 되잖아. 언제든지 수시로 원하면 먹을 것이 있나? 없으니까 있을 때에 얻어놓았다가 저장을 해두어야만 해. 그것이 재산 문제야. 생물에 대해서만 재산이 성립해. 유물론에서는 재산 문제가 설명이 안돼.-





338c

-들으십시오! 저로서는 올바른 것이란 '더 강한 자의 편익'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유명한 트라시마코스의 doxa가 나온다.



실수. 최선의 것이라고 해도 잘못 짚은 것들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파고드니



다시 이런 궤변을 늘어놓는다.



340e

-그가 통치자인 한에 있어서는 실수하지 않으며, 실수를 하지 않는 자로서 자신을 위한 최선의 것을 제정하게 되나, 다스림을 받는 쪽으로서는 이를 이행해야만 된다는 것입니다.-



굳이 여기서 논증을 반복하지 않아도 읽으면 옳은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그러면 플라톤에게 올바른 것의 정의는 무엇인가.



342e

-그러니까 트라시마코스 선생, 그 밖의 다른 어떤 통솔을 맡은 사람이든, 그가 통솔자인 한은, 자신에게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거나 지시하지 않고, 통솔을 받는 쪽 그리고 자신이 일해 주게 되는 쪽에 편익이 되는 걸 생각하거나 지시하오.-



346e

-즉 그 어떤 기술이나 다스림도 자기에게 이득이 되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줄곧 말해 왔듯, 그 다스림을 받는 쪽에 이득이 되는 것을 제공하며 지시를 내린다는 것, 다시 말해서 더 약한 자의 편익을 생각하지 더 강한 자의 편익을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말이오.-



347b

-그러니 훌륭한 사람들이 돈 때문에도 명예 때문에도 통치하고자 하는 일이 없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일세. 그들은 통치의 대가로 드러내 놓고 보상을 요구함으로써 고용인들로 불리기를 바라지도 않으며, 또한 스스로 통치를 구실로 몰래 보상을 취함으로써 도둑들로 불리길 바라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일세. 그렇다고 해서 명예 때문에 그럴 일도 없다네. 그들은 결코 명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일세. -





347c

-스스로 통치하려는 마음을 갖지 않을 경우에, 그에 대한 최대의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한테 통치를 당하는 것일세.-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다.



353d

-혼에는 선생이 세상의 다른 어떤 것으로서도 해낼 수 없는 그런 어떤 기능이 있소? ... 그러면 이번에는 사는 것의 경우는 어떻소? 이건 우리가 혼의 기능이 아니라고 말하겠소?

-뭣보다도 그것의 기능입니다.-



혼이란 무엇인가? 몸이 죽으면 영혼이 저승으로 간다오~ 그리고 그런 영혼은 불멸하니~죽음이 지향하는 바는 이쪽이 아닌 저쪽 세계의 영혼의 유람 아니겠는가 허허허

혼이란 이런 것일까? 플라톤은 대화편 곳곳에 프시케, 생명의 숨을 언급한다. 영혼이란 생명의 기능을 일컫는다.  그리고 이런 영혼-삶과 생명의 기능이 '훌륭'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능이란 단어 자체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된다 안 된다로 단번에 정해지는 것은 기능이라는 말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다. 예컨대 칼의 기능이 자르는 것이고, 훌륭한 상태는 잘 자르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이 칼은 무조건 잘 잘릴까? 날카로운 훌륭함이 단번에 주어지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날카로워서 잘 자를 '수도' 있고, 무뎌져서 잘 못 자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잠재성과 기능의 특성을 전제하지 않으면 '교육'이라는 말 자체도 쓸 수 없게 되어버린다. 단번에 주어졌으면 무엇 하러 노력하고 교육 어쩌고 지껄이겠는가. 가만히 있어도 전부 주어질 텐데. 이런 영혼, 생명의 숨을 잘 돌보는 것(노력)은 <변론>부터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런 대화는 중요하다. 영혼을 잘 돌보기 위해 추구하고자 하는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국가의 ti esti의 수행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354c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를 내가 알지 못하고서는, 그것이 일종의 훌륭함인지 아닌지를, 그리고 그것을 지닌 이가 불행한지 아니면 행복한지도 내가 알게될 가망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오.-


다음 주는 2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