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적을 괴롭히며 즐거워하고 엄청난 희생을 바치며 양심의 가 책도 없이 유아를 살해하고 아내를 노예처럼 취급하며 예절이라 고는 전혀 없고 천한 미신에 사로잡혀 있는 미개인들에게서 내가 유래되었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주인의 목숨을 구하려고 무 서운 적에게 당당히 맞섰던 영용적인 작은 원숭이나, 산에서 내려 와 사나운 개에게서 자신의 어린 동료를 구해 의기양양하게 사라 진 늙은 개코원숭이에게서 내가 유래되었기를 바란다. 인간은 비 록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 된 것은 아니지만 생물계의 가장 높은 정 상에 오르게 되었다는 자부심을 버려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원래부 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고 낮은 곳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높 은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는 사실이, 먼 미래에 지금보다 더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희망이나 두려움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며, 단지 이성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진실을 발견하려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우리 가 인정해야만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고귀한 자질, 가 장 비천한 대상에게 느끼는 연민,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가장 보잘 것없는 하등동물에게까지 확장할 수 있는 자비심, 태양계의 운동 과 구성을 통찰하고 있는 존엄한 지성과 같은 모든 고귀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그의 신체 구조 속에는 비천한 기원에 대한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