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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 유리로 발가벗은 채 입성한 주인공은 퍽퍽한 백색의 사막같은 곳의 고적을 고통스러워 한다. 마을을 지나치면서 열리고닫히는 붉은 빛의 유혹을 인내하려는 것을 보면 이곳은 얼핏 황무지 같기도 혹은 마을 한복판 같기도 하다. 한 달에 두 번 장이 선다는 것을 보면 흔히 우리가 떠올림직한 수행의 공간과는 다소간 다른, 지극히 세속적인 공간이다. 주인공은 중들에 몸을 파는 수도부 여자를 우연히 만나 성욕을 해소한다. 그것은 동정을 뗀 것이었다. 33세의 나이에 동정이라니, 그동안의 수행을 반추해봄직하다. 그런데 그랬던 그가 유리로 들어오자마자 성을 욕구했다니. 다소 아이러니하다. 다만, 스승의 말마따나 유리로 들어올 제, 모든 거적떼기를 벗어 던지고, 그것이 하나의 개종이라 치면 이해할만하다. 특히 그의 스승은 끊임없이 개종한 인물이거니와 습속에서 도망쳐 습속에서 죽음을 경계하던 인물이니. 작가는 1일차에서 엿볼 수 있듯이 불자들의 출가 수행, 그것도 세속을 기피하는 나약하고 어리석은 수행 양식을 바람직하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할 때, 성욕은 어찌보면 극복되어야 할 것만이 아니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습속과 세속의 한 가운데를 가리키고자 하는 것이 아닐런지 모르겠다.
계속 정진하십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