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저들은 새로 옷을 갈아입고 굴대 위로 올라가고
분칠한 눈깔을 굴린다 완전히 새 바람이 부는 데로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이 자들은 '아빠'라 말할 줄도 알고 발맞춰 행진도 하고
팻말도 들고 있다 '말만 하고 생각은 않는다' 라고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그가 이르길 저자는 헐값에 팔리고 있고
전시용이었는데 이젠 교수형될 일만 남았다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다른 건 잘 작동하고 한 번 흔들어 주면
곧바로 잘도 돌아간다 쿠에*식 방법으로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청구서에 보증된 성능 좋은 독일제이다
배신자는 늘 안색 좋게도 발뺌하기 마련이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군대 없는 장군과 전함 없는 제독은
봉급도 후하게 받고 늦게도 일어나고 일찍도 잠든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바지를 잘도 벗는 아카데미의 높으신 분들에겐
대학 총장이야말로 딱 걸맞는 자리이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위조자들 무덤 파는 이들 무뢰한들 노예 상인들
아무 잉크병이나 펜대를 휘두르며 진탕 마셔댄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여기는 비시의 커다란 석쇠 조국의 살코기를
판매처에서 생으로도 구워서도 살 수 있는 곳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여기서 우린 언제나 아멘이라 말하지
크루크 폰 니다** 장군님이 무슨 결정을 내리든 간에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밀고자들 매춘부들 청부살인업자들 걸레짝들
모두 한목소리로 부르자 게슈타포 찬가를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아 언제까지나 계속되길 아 정말 멋진 때라네
천번 만번 언제나 감사합니다 독일 신사 여러분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여기 그대들이 없었다면 우린 어떻게 되었을까
숲 속에서 어린 양들이 늑대들을 잡아먹었겠지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오토여 프리츠여 빌리여*** 날 떠나지 말아다오
그대들이 떠나면 큰일이 벌어질 거라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무덤 속에서 죽은 자들이 깨어나는 걸 볼 것이다
너희들이 떠난다면 분명 멋진 광경일 터이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한밤중에 산 자들이 일어나는 걸 볼 것이다
어디로 도망가야 하나 도처에서 추적자들이 몰려온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그들의 무쇠 족쇄가 우리를 옥죄여오네
불운한 유령들 무릎 꿇은 유령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친애하는 여러분 친우 여러분 우리들은 무고하답니다
우리 손에는 피가 거의 묻지 않았답니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너무 심하게 대해주진 말아줘요 용서합시다 용서합시다
겨우 3년에서 4년밖에 안 된 일들이잖아요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여기가 여러분의 숲이고 초원이고 도시고 들판이에요
모든 것들이 돌아온다면 너무 심하게 굴진 말아주기를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너무나도 많이 죽었고 너희는 그걸 원했으니
망자여 살려내라 더 이상 이승에 없는 모든 사람들을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우리가 4년이나 기다린 자들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젊은 날과 입맞춤은 어디에 있는가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너희 갈고리에 걸린 영웅들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이 모든 게 내 눈에 보이고 사형 집행인이 보인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너희는 틈새를 노려 나를 몰아냈고
포도주처럼 내 피를 흩뿌렸도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너희는 내 창고에서 곡식들을 꺼내 갔고
내 백성을 흩어지게 하고 그 몫을 가져갔도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어찌 잊겠는가 생기 잃은 여인들의 아름다움을
내 소중한 조국에 씌워졌던 끔찍한 가면을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어찌 잊겠는가 작열하는 태양 아래 신음하던 유대인들을
내 아이들과 같았던 고통 속의 어린아이들을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내가 사랑한 모든 것을 너희는 연기처럼 어질러 버렸고
내 깃발을 나치 깃발과 뒤섞어 버렸도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나의 정의는 너희들을 부릅뚠 눈으로 노려본다
유령들아 그 정의가 태양 아래 맹세하는도다

           망자여 망자여 망자여
오 한낮이 한밤인 영원한 패배자들아
나의 기억은 프랑스이며 밤을 흩어지게 하리라

           망자여

* 에밀 쿠에(Émille Coue, 1857-1926). 프랑스의 심리학자. 자기암시 심리 치료법을 고안하였다.

** 한스 크루크 폰 니다(Hans Krug von Nidda, 1857~1922). 독일 제국의 장군. 1차 대전 당시 서부전선에 참전하였다.

*** 셋 다 흔한 독일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