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읽고 마음에 드는 수록된 시를 한가득 필사해두는 편인데
시집 편집이 좀 이상해서 띄어쓰기나 행과 연 등이 이상한 시들이 여럿 있었다.
먼저 연락드려서 정리 후 질문드리겠다 하고 허락받았는데
시 열몇 편을 필사하고 궁금한 부분들을 일일이 다른 글씨나 글씨 크기, 색깔로 정리해서 한글 파일 하나 보내드렸는데
시인께서 이거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실지 조금 걱정이 된다.
자기 시를 이렇게 정성을 다해 읽고 필사하고 의문 갖는 독자를 좋아해주실지
인스타에 업로드한 사진 속 립밤이나 의상을 세 시간 만에 어디서 파는 무슨 상품인지 전부 찾아낸
사흘 안 씻은 기분 나쁜 오타쿠를 바라보는 아이돌의 경멸처럼 대하실지
시 필사나 시집 잘 읽었다고 수록된 이메일로 연락드린 적은 꽤 있지만
이렇게 질문 정리를 몇시간 해서 보내는 건 처음이라 조금 걱정된다.
경멸눈빛으로 바라봐주길 바람 그게 더꼴림
ㅏ..
무조건 전자지
나도 그러길 바라는데 정리하면서 스스로 정상이 아니란 느낌이 들었다...
자기 시에 관심 가져주는데 어떻게 싫어해
그... 일부 글 쓰는 작가 분들 중에는 자기 작품 필사 많이 해서 싫다고 하거나 유명 문인보다 더 좋다고 하면 비꼰다며 독자를 고소한다는 경우를 실제로 겪어봐서 이제는 좀 조심하려고 한다.
비정상적으로 예민한 분들이 많다보니 이후로는 주의하는 편이다.
너무 좋지 뭐 살면서 그런 경험이 많았는데, 한명도 싫어하지 않았고 늘 너무 좋아하면서 심지어는 개인번호도 알려주고,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분도 종종 계셨음
나도 대부분 좋아해주시긴 했는데 가끔 아니신 분도 계셔서 민망했다.
@망가진솜사탕 근데 상대방이 좋아하기를 바라서 그러는 거야? 그러면 안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고, 진짜 이상한 부분을 고치고 싶어서 그러는거면 그냥 보내면 되는 것이 아닐까
@qwerty 난 상대 반응 신경 안 쓰고 그냥 순수하게 궁금하거나 좋은 작품이라서 마음에 든다고 하는 건데 그런 거 있잖아. 누가 예의상으로라도 칭찬하면 마찬가지로 예의상으로라도 감사하다 이래야 하는데 사회성이나 사고방식 자체가 너무 다른 분들을 여럿 봐 왔거든. 문학 전공자도 아닌데 왜 문학 작품 읽느냐, 너 같은 수준 낮은 건 내 책 읽지 않길 바란다거나 독자라는 계층을 없애야 하고 전공자들끼리만 봐야 한단 식으로 주장하는 부류가 있는데 이걸 또 우리 작가님 멋지다고 감싸주는 부류도 있어서 이런저런 일들 겪다보니 조심하게 되었다.
@qwerty 작가나 문학만 그런 게 아니라 어느 분야든 특이한 부심 같은 거 부리는 종사자나 팬들이 어딜 가든 있고 실제로 어느 분야든 그런 사람들을 한둘 이상은 접하다보니 스스로 일종의 자기 검열을 하게 되더라고.
@망가진솜사탕 그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건가 ㄷㄷㄷ 글쓰는 사람들은 조금 괴짜인 편이 많은가? 내가 좋은 경험 많다고 한건 거의 교수님,강사,연수오는 강사님들 위주였어ㅋㅋㅋ 보내서 떨떠름할 수는 있어도 그 정도로 싫어하는건 상대방 탓이 크다고 생각해
@qwerty 따지고 보면 소수이긴 한데 그 소수의 임팩트가 너무 크다 보니 혼란스럽더라고. 문화 충격 같은 걸 느끼게 됨. 그리고 나이 든 분들이나 다른 사회생활, 사회 경험 많은 분들은 그런 게 없는데 젊은 분들이나 어릴 때부터 예술 창작만 하고 다른 걸 전혀 안 해봐서 세상 물정 모르는 예술병 걸린 채로 활동하는 단계까지 오른 애매한 부류가 특히 심각한 것 같음.
@qwerty 그리고 내가 좀 안 좋은 지방대 다녀봤는데 교수님이나 강사님들 중에 이상한 분들이 많았다. 분야 전공을 떠나서 괜히 열등감 심하게 드러내거나 자기보다 유명한 사람들과 집단을 뜬금없이 깎아내리거나 자기 과 강의 듣는 다른 과 학생들 싫다고 따로 자기 과 애들 불러모아서 저것들 학점 따도록 가만 냅둘 거냐고 선동하는 등 도대체 저 사람이 왜 명문대 나와서 여기 와 강의를 하는지 납득하게 만드는 분들이 꽤 계셨다.
@망가진솜사탕 우리가 배려해야하는 선에 사회적 합의가 있잖아? 그 선 안에서는 자유로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가 선 안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선을 넘은 것처럼 길길이 날뛰는 사람 가끔 있잖아 그러면 위축되고 내가 잘못한건가 싶고 그랬는데 아니잖아ㅠ 그런 경험은 똥 밟은거지 뭐 달아나야지 그런 사람들한테서는
@qwerty 나도 내 잘못 아니라고 스스로 위로하면서 거리 두려고. 처음엔 충격이고 상처 받았다.
ㄱㅊㄱㅊ 난 책 오타가 많아서 읽다가 빡쳐서 저자 박사논문 찾아 거기 이메일 찾고 엑셀로 오타목록 만들어 보낸 적 있는데 다행히 감사하다고 착한 말 보내더라
오 훈훈하다
편집 문제는 출판사에 문의가 가야 하지 않음?
내가 보기엔 원래 이렇게 편집하는 출판사 같기도 하고 출판사조차 질문 무시하거나 자기들도 잘 모른다, 귀찮다 하는 경우들이 있고 저자가 본인 작품을 훨씬 더 잘 알고 출판사보다는 저자 분과 직접 연락 닿는 게 더 쉽고 빠른 상황이라서.
비평도 아니고 편집이면 상관없지 않나
한글파일로 보낸 점만 빼고는 다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