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읽고 마음에 드는 수록된 시를 한가득 필사해두는 편인데


 시집 편집이 좀 이상해서 띄어쓰기나 행과 연 등이 이상한 시들이 여럿 있었다.


 먼저 연락드려서 정리 후 질문드리겠다 하고 허락받았는데


 시 열몇 편을 필사하고 궁금한 부분들을 일일이 다른 글씨나 글씨 크기, 색깔로 정리해서 한글 파일 하나 보내드렸는데


 시인께서 이거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실지 조금 걱정이 된다.


 자기 시를 이렇게 정성을 다해 읽고 필사하고 의문 갖는 독자를 좋아해주실지


 인스타에 업로드한 사진 속 립밤이나 의상을 세 시간 만에 어디서 파는 무슨 상품인지 전부 찾아낸

 사흘 안 씻은 기분 나쁜 오타쿠를 바라보는 아이돌의 경멸처럼 대하실지


 시 필사나 시집 잘 읽었다고 수록된 이메일로 연락드린 적은 꽤 있지만


 이렇게 질문 정리를 몇시간 해서 보내는 건 처음이라 조금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