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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단편집이지만 찌르는 듯 날카로운 작품이 많았다.

어떤 남자가 매일 똑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아주 평화로웠지만 남자는 이 모든 것들이 싫증 났다.
이제 모든것이 달라질거라 생각한 남자는 다음 날에도 변하지 않는 풍경에 지겨워졌다.

분노로 온 몸이 가득찬 남자는 책상을 내리치고선 생각을 떠올린다.

"언제나 똑같은 책상, 언제나 똑같은 의자들, 똑같은 침대, 똑같은 사진이야. 그리고 나는 책상을 책상이라 부르고 사진을 사진이라 부르고, 침대를 침대라 부르지. 또 의자는 의자라고 한단 말이야.
도대체 왜 그렇게 불러야 하는 거지?"
"어째서 침대를 사진이라고 부르지 않느냔 말야."
이렇게 외치면서 그는 이제부터 침대를 '사진'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피곤하군, 사진 속으로 들어가야겠어."

그렇게 남자는 일상속의 모든 물건과 동사를 자신만의 언어로 바꿔버렸다.
남자는 자신의 언어로 노래를 지어 부르고 글을 쓰곤 하며 남들의 언어를 잊어버리게 됐다.

"누군가가 내일 선생님도 축구 보러 가실 건가요"
라거나
"벌써 두 달 째 계속 비가 내리고 있군요."
하며 인사를 하면 남자는 실소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이제 남자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이해할 수 없게 됐다.
더 나쁜것은 사람들은 그를 더 이상 이해할 수 없게 됐다.

그는 아무와도 말을 하지 않고 침묵하며 스스로하고만 이야기하고 인사도 하지 않게 됐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기발하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것은 남과 다른 사람은 외롭다는 것이다.
남과 다르면 남들에게 이해받기 힘들다.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은 항상 있다.
그런 사람들은 오해받고 기피되고 사람들의 관심에서 떨어져나와 혼자만의 언어를 가지게 된다.

그렇다면 남들에게 이해받기 위해선 남과 달라선 안된다.
비록 남들의 기준이 맞추기 힘들더라도 그들에게 맞추지 않는다면 외로워지게 된다.

남자는 왜 평화로운 평소의 모습에 분노를 품고 괴로워했을까?
그건 남자 스스로는 평화롭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시점에서 이미 남자는 이방인이었고 외로웠다.
외로운 남자는 침대를 사진이라고 부르고 책상을 양탄자라 부르고 의자를 시계라 부르고 신문을 침대라고 부르고 거울은 의자라고 부른다.

외로운 인간은 결국 망가져버려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가 돼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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