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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개체 시리즈도 어느덧 네 번째다. 산타클로스, 피노키오, 큐피드, 그리고 빨간망토. 큐피드 때까지만 해도 시리즈와 작가의 특징을 제법 안다고 말할 수 있었는데, 빨간망토에 이르러서 작가는 변화를 주었다.


기존의 특징을 짚어보자면, 변칙개체 시리즈는 문장에 담긴 정보량이 많은 축에 속한다. 문장 하나의 밀도도 높은 편이고, 문단에 담긴 정보량의 밀도도 높은 편이다. 그러한 밀도는 이해와 무관하게 직관적으로 와 닿을 만큼 꽤 노골적으로 암시된다.


그래서 변칙개체 시리즈는 단편이라서 다행인 시리즈였었다. 이만한 밀도를 장편으로 접한다면 나는 읽다가 포기해버렸을지도 모른다. 단순히 작품 내적 요소가 이리저리 조합되고 치밀하게 연결돼 있는 것이라면 모를까, 외부 배경 지식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암시'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무시하고 읽을 수 있으면 모를까, 앞서 언급했듯 이러한 밀도가 '노골적으로 암시'된다. 그래서 읽는 이로선 묘한 답답함을 끌어안고 (결국 작품 끝까지 온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 독서를 마치게 된다. 이번 빨간망토 역시 그러한 불안한 기대를 품었었다.


빨간망토는 변칙개체 '빨간망토, 늑대인간'을 사냥하는 요원과 사냥꾼의 이야기다. 한 줄 요약하자면 "모르면 맞아야지"다. 변칙개체 시리즈가 그렇듯 어떠한 진상이 숨겨져 있고, 여기선 그 진상이 서스펜스를 만들며 반전과 함께 충격을 주는 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직관적이다!


문장의 밀도가 한 단계 내려갔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작가가 좀 더 '노련하게 숨기는' 법을 배웠다고 해야 할까. 여전히 외부 배경 지식을 끌어다 쓰면 더욱 재미있어지는 어떠한 층위가 존재한다.(본 작품에선 독일어나 북유럽 신화가 그러하다) 그러나 그것이 노골적으로 암시되기보다는, '아, 이거~'하는 느낌이랄까. 알 사람은 즐겁게 알아볼 수 있을 것이고, 모르는 사람은 그냥 자연스럽게 넘겨도 딱히 지장이 없다.


음, 다시 생각해보면 그냥 이전 시리즈의 밀도가 너무 심했어서 상대적 선녀 효과를 보는 걸지도 모른다. 어쨌든 빨간망토가 이전 시리즈에 비해 훨씬 직관적이라는 건 분명하다. 정작 이 직관성이 액션 묘사에서 조금 덜 발휘된 건 아쉬울 따름이지만......


나는 이러한 변화를 긍정하니, 앞으로 이렇게만 나와준다면(조금만 더 노련해진다면 더 좋겠지만) 앞으로의 변칙개체 시리즈를 더욱 즐겁게 기대하며 읽을 수 있겠다.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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