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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지 파트를 읽을 때는 진짜 하나도 이해가 안 돼서 망했다 싶었음..
지금 무슨 장면을 보고 있는 건지 계속 놓치는 느낌이었음
처음 버지니아 울프 읽을 때 감정이랑 비슷

그런데 완독하고 나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읽어보니 감회가 완전히 다르네
처음에 이게 뭐지? 왜 자꾸 울기만 하고 캐디를 찾지? 싶었던게
결국 벤지가 붙잡고 있는 캐디의 흔적이었다는 게 보였음


특히 퀜틴 파트가 인상 깊었는데
퀜틴은 캐디에게 그 남자를 사랑하냐고 수차례 물어보면서
정작 캐디의 진심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음

캐디가 뭐라고 말하든 퀜틴은 답정너 식으로
아니야, 넌 아닐 거야 라는 식으로 캐디의 말을 부정하는 태도가 답답했음

캐디가 누구를 사랑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보다 퀜틴에게 더 중요한 건 캐디의 순결이 무너졌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이 컴슨가의 긍지가 무너진 일처럼 받아들여진다는 점이 
나도 이렇게 답답한데 캐디는 숨이 턱턱 막혔을거 같음

그래서 읽는 내내 캐디가 너무 안타까웠음
캐디를 비난하지만 정작 아무도 캐디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음
캐디는 한 사람의 인간이라기보다 가족의 명예, 순결, 몰락을 상징하는 존재처럼 취급됨

그게 딸 퀜틴에게까지 이어진다는 점도 씁쓸했음
결국 모녀 모두 자기 삶을 자기 목소리로 설명할 기회를 거의 빼앗긴 것 같음


제이슨 파트는 읽기가 정말 거북했음
벤지 파트는 어렵고, 
퀜틴 파트는 과거에 갇혀사는 느낌이었다면, 
제이슨 파트는 너무 노골적으로 비열하고 현실적

어찌보면 온갖 지원은 다 받고 다이브한 퀜틴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제이슨 자체가 남탓머신에 말투가 너무 꼴보기 싫었음
그런데 제일 답답했던 건 엄마임 개답답함 진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벤지 파트에서 과거 시점을 다른 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좋았음
처음에는 단순히 독자를 위한 친절한 표시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벤지가 현재와 과거를 논리적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감각에 따라 시간을 오가는 방식이 더 잘 드러났음

흑인과 백인의 말투를 다르게 표현하려 한 점도 세밀하게 느껴졌음
말투를 통해 당시 미국 남부 사회의 생활 환경의 차이를 보여주려 한 것 같았음

여튼 콩가루 집안 이야기 재미있었고
어렵긴하지만 충실히 읽으면 따라갈 수 있는 정도라 도전해볼만 할 듯함
오랜만에 4.5점 준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