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읽었던 철학자 중에 도덕 반실재론에서는 헤어가, 도덕 실재론에서는 스캔론이 제일 정합적이라고 느꼈음. 동시에 각각 그들이 지지하는 규범윤리학인 결과주의와 계약주의에서도 그 둘이 가장 정합적이라고 생각함. 특히 난 헤어를 읽기 전부터도 거의 평생을 헤어가 내린 결론처럼 생각해왔는데(물론 내가 헤어처럼 정교하게 분석적으로 고려해봤다는 건 아님), 스캔론을 읽어보고 나서 "왜 반실재론이 밀려나고 실재론이 주류가 됐는지"를 알 것 같았음.
근데 여기까지도 사실 20세기 중반의 윤리학이라는 말이지. 그 이후에 철학계 내에서 어떤 논쟁 지형이 형성 되었는지 지금으로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음.
아마도 현재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윤리학자는 강하게 도덕 실재론을 지지하는 데릭 파핏인 듯함. 이 지점에서 『On What Matters』를 읽어보는 게 좋겠지만, 그건 여러 가지 이유로 다소 엄두가 안 나기도 하고, 그것만 읽어서 여러 윤리학자들 사이에서의 '쟁점'을 파악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보니(전술한 대로 사실상 헤어 이후 윤리학을 모르는 거나 마찬가지라서, 애초에 내용 이해에도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적잖이 듦) 좀 더 포괄적인 건 없을까 싶어서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