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로부터의 수기 이후로 도스토옙스키 작품은 모두 같은 주제로 팽창하고 확장해나가는데, 지하 인간의 사상을 처음으로 실천하는게 죄와 벌, 지역구단위로 터트리는게 악령, 그러한 실존에 대한 탐구와 신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라는 답변을 최종적으로 만들어내는 완성이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임. 이런 작품 세계에서 있어서 죄와 벌은 지하와 마찬가지로 사상적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라고 생각함. 본격적인 사상의 확장을 담은 작품들로는 당연히 이후 장편들이 중요함.(미성년은 논외로 두더라도) 애초에 죄와벌은 4장편 중 가장 이른 시기에 쓰이기도 했고 스케일도 가장 작기도 함.

 라스콜니코프의 사상이 키릴로프와 이반 카라마조프의 것들(만일 신이 없다면 내가 신이다/만약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허용된다)만큼 강렬하지도 않고, 소냐로 대표되는 종교적 구1원은 알렉세이 카라마조프에 가서야 실천적 사랑이라는 것으로 구체화되었으며 스비드리가일로프가 보여주는 허무주의는 니콜라이 스타브로긴이나 표도르 카라마조프가 더욱 강렬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함. 

 죄다 당연한 이야기들이긴 한데 한번 정리해서 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