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소리지만, 이해받지 못했다는 감각은 철학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시인도 그렇게 느끼죠. 시인의 고독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철학자들의 고독과는 전혀 다릅니다. 철학자의 극[dramae]은 [시인처럼] 스스로가 다른 이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희소한 영혼 상태의 주체라는 걸 발견하는 게 아닙니다. 철학자의 극은 스스로를 보편적 진리의 담지자로 여기고 있는 자, 그럼에도 이 진리를, 너무나도 자명하게 보이는 이 진리를 다른 이들에게 공유시킬 수 없다는 걸 발견하는 자의 극입니다.

- 21p, 『철학자를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꼭꼭 씹어먹으며 재독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