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뇨.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는걸 알기에 책을 읽습니다."



"하하, 비응신 같은 말이네. 누가 한말이야?"











소크라테스: '신께서는 무슨 의미로 그렇게 말씀하신 것인가? 이 무슨 수수께끼 같은 말씀이란 말인가? 나는 내게 큰 지혜가 없다는 것은 물론이고, 작은 지혜조차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나를 보고 신께서 가장 지혜롭다고 말씀한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란 말인가? 신께서는 거짓말을 할 수 없는 분이기 때문에, 거짓일리는 없는데' 


(중략) 그러다가 많이 주저하고 망설인 끝에 신이 무슨 의미로 그런 신탁을 내리셨는지를 알아보고자 한 가지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지혜롭다고 소문이 자자한 사람들 중 한 사람을 찾아갔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서 얘기해보면, '신께서는 내가 가장 지혜로운 자라고 단언하셨지만, 당신이 나보다 더 지혜로운 것이 분명하지 않느냐'고 자신 있게 말함으로써 그 신탁을 반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나는 그 사람을 시험하려고 함께 만나 깊이 대화를 해보았습니다. 그는 정치가였습니다.


(중략) 내가 그와 대화하며 그를 시험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많은 사람이 그를 지혜롭다고 생각하고, 특히 자신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가 자신을 지혜롭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나의 그런 행동은 그와 그 자리에 함께 있던 많은 사람에게 미움을 샀습니다. 나는 그 자리를 떠나면서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대단하고 고상한 무엇에 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그는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자기가 무엇인가를 안다고 착각하는 반면에, 나는 그와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모르지만 내가 무엇인가를 안다고 착각하지는 않는 것을 보니, 내가 그 사람보다 더 지혜롭기는 하구나.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적어도 이 작은 것 한 가지에서는 내가 그 사람보다 더 지혜로운 것 같아 보이는군.'


(중략) 마지막으로 장인들을 찾아갔습니다. 나는 내가 아는 것이 거의 없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와는 달리 그들은 훌륭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습니다. 그 점에서 그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알고 있었고, 그 점에서 나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아테네 사람들이여, 훌륭한 장인들조차도 시인들과 똑같은 오류 속에 빠져 있는 것이 내 눈에 보였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뛰어난 기술 덕분에 다른 중요한 일들에서도 매우 지혜롭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오류는 그들에게 있던 지혜마저도 가려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지혜와 무지 그 어느 것도 가지지 않은 현재의 모습으로 계속 살아가는 쪽을 선택할지, 아니면 그 둘 모두를 가진 모습으로 살아가는 쪽을 선택할지를 놓고 신탁을 구하기 위하여 자문해보았습니다. 신탁이 준 대답은 현재의 나의 모습으로 계속해서 살아가는 쪽이 더 낫다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