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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용이 궁금해서 읽었다기보다는 표지가 너무 예뻐서 읽게 된 책이었는데, 130쪽의 짧은 분량에 코미디같은 느낌의 작품이다 보니 가볍게 읽기에 좋을 것 같다.


작품의 제목은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지만 책에 나오는 결혼식날의 픙경은 우중충한 잿빛 날씨에, 사람들이 많아 그리 쾌적하지도 않다. 작품의 주된 내용은 주인공인 신부 ‘돌리’의 결혼식 당일에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는데, 식 전 준비를 하는 과정과 본식이 끝난 후 피로연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만을 다룬다. 본식에 대한 장면이나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


코미디인 만큼 재치있는 비유나 묘사가 군데군데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딱히 드러나는 사건이나 인물 사이의 갈등은 적고, 각 인물의 배경 설명이나 대화같은 것들로만 소설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특징에 익숙하지 않다면 몰입하기 힘들 수 있을 것 같다.

분량은 짧은데 나오는 사람들은 꽤 되는 탓에 산만한 느낌이 있기도 하고.


인물들은 작품이 끝날 때까지 시종일관 바쁘게 움직인다. 앞서 말한 묘사나 비유, 긴박함과 초조함이 느껴지는 분위기 등으로 충분히 느낄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 인물들의 대사에서 과할 정도의 경박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코미디니까 충분히 그럴수도 있다 싶지만, 중간중간 피식거리는 부분은 있어도 묘하게 거슬린다고 해야 할까.


해설을 보니까 진정한 사랑의 감정 없이 외양에만 치중한 1930년대 당시의 결혼 문화를 잘 녹여낸 소설이라는데, 이 점을 알고 보니까 반어적인 의미의 제목이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작가인 줄리아 스트레이치 자신도 파란만장한 결혼생활을 보냈다고 하는데, 아마 작품에 큰 영향을 줬지 않나 싶다.

짧고 쉬운 소설인만큼 취향에만 맞는다면 꽤 좋은 작품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