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 마지막 8부에서 레빈이 자신이 왜 살아가는지에 대해 의문하고있잖아 무신론자인데 신을 믿어야한다던가 그러다가 깨달아서? 좋게끝나잖아 좋게끝나는거맞지?
아 내가 뭘 말하고있는지 모르겠따 ㅋㅋ 그냥 레빈에데해서 설명좀 해줄사람 ㅠㅠ
열린책 마지막 8부에서 레빈이 자신이 왜 살아가는지에 대해 의문하고있잖아 무신론자인데 신을 믿어야한다던가 그러다가 깨달아서? 좋게끝나잖아 좋게끝나는거맞지?
아 내가 뭘 말하고있는지 모르겠따 ㅋㅋ 그냥 레빈에데해서 설명좀 해줄사람 ㅠㅠ
"나는 의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의심했습니다." 아마 이 비슷한 고백이 레빈의 입에서 흘러나왔을 거야, 기억하기로.
그러니까 레빈은 귀족으로서 사교계의 삶이라든지, 신앙이라든지 혹은 애국이라든지 사회주의라든지 여타의 이념이라든지 이러한 그의 삶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서 만족을 느끼지 못하지, 그것들이 거짓되거나 가식적이거나 한 마디로 믿을 수 없다고 여기거든. 삶에 대한 회의로 가득 찬 인물이야. 레빈은 초반에 키티와의 사랑을 통해 그 불만족을 해소하려 하지만 키티가 브론스키를 좋아하는 바람에 그 바람이 좌절되고 시골로 내려가서 민중들과 함께 농사일을 하며 농촌을 자기 나름대로 개혁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보려 애쓰지. 하지만 그것도 잘 안돼, 왜냐면 현실은 이상과 항상 다르니까. 그런데 신기하게도 안나 카레니나가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면서 레빈에게 기회가 찾아오지.
그렇다면 레빈은 키티와 사랑을 이루고 결혼을 해서 만족에 이르렀느냐, 레빈이 다소 순박하게 묘사되지만 실은 그렇지 않아. 레빈은 모든 것에 의심하고 회의하는 인물이야, 실제로. 가정 생활도 완벽한 확신을 주지는 못하고 그의 고민은 계속되고... 그러는 다른 한편으로 안나 카레니나 역시 기존의 삶을 부정하고 브론스키와의 사랑에 모든 걸 걸어버리지. 그리고 그만큼 불안해하고 좌절하게 되는데... 반면 레빈은 결혼생활이 아직 초기이고 그래서 결혼과 가정에 대한 환멸은 아직 잠재되어 있어, 그래도 은근히 드러나지. 레빈은 그 와중에 형의 죽음을 겪게되고 신앙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고 한 마디로 그의 고민은 계속되는 거야. 이 부분은 삶에 지독한 환멸을 느껴보지 않은 독자로선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지,
그래서 내가 이해를 돕기 위해 나만의 틀로 해석하는 바는, 안나와 레빈은 실은 도플갱어와도 같은 존재이고, 아주 흡사한 삶의 회의와 환멸을 공유하면서 그걸 약간은 다른 측면으로 돌파해나가려 애쓴다는 것. 안나는 끝까지 사랑에 몰빵한다고 볼 수 있고 레빈은 스스로의 고통스러운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왜냐면 의심은 진실을 찾기위해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부터 파괴해나가거든) 일종의 철학적 자살을 선택하게 되지, 이건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거야. 왜냐면 철학적 자살의 가장 유용한 수단이야말로 신앙이니까. 그냥 믿어버리면 되니까. 그러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 종교를 갖지 않아도 이와 유사한 타협은 평범한 사람들에게서도 많이 일어나. 예를 들어 조직생활의 모순이 있고 의심스러운 바가 있지만
적응하고 살기 위해 적당한 선에서 눈을 감고 타협해버리는 거지. 생각을 더 깊게 안하는 거야. 현실이라는 게 생각을 깊게 해버리면 견딜 수 없어질 때가 있거든. 그래서 나는 레빈이 더 생각하지 않기 위해, 생각으로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사랑하는 키티와 가정을 스스로의 의심으로 파괴하지 않기 위해 생각을 멈출 수 있는 그만의 타협을 찾았다고 생각해.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적 관점이고 톨스토이의 소설 자체는 구원을 찾았다는 뉘앙스에 훨씬 가깝지. 실제 톨스토이의 삶에서도 안나 카레니나 집필 이후 작품 성격이 완전히 바뀌어버려. 스스로 죽었고 신앙으로 다시 태어났다는 다짐으로 부활을 집필하고 신앙에 관한 교훈적인 이야기들을 써내지. 완전히 다른 사람 다른 작가가 되어버린 거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라서 막 써댔는데 좀 민폐가 된 것 같네. 하지만 지금까지 쓴 댓글을 깡그리 무시하더라도 언젠가는 레빈과 안나를 뼛속깊이 이해할 수밖에 없는(이해하기 싫어도) 순간이 보통 누구에게나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고맙다 오오오오 ㅠㅜㅜ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