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도 좋고 밤이어도 좋고 추위에도 좋다
행진하기도 좋고 진흙탕이어도 좋고 총알 쏘기도 좋다
전설이여도 좋고 십자가의 길이여도 좋다
부재중이어도 기나긴 저녁이라도 이상한 잔치여도 좋다
내가 춤을 추었으니 너도 춤추리라
비인간적인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추면서
공포여도 좋고 기관총에도 좋고 쥐들이라도 좋다
맛있는 빵같이 상추잎같이 좋다

허나 여기 징집병들의 태양이 떠오르고
스무 해의 왈츠가 파리를 가로지른다

새벽에 가볍게 한 잔 하기도 총안에서 벌벌 떨어도 좋다
기다리면서도 폭풍우에도 순찰하면서도 좋다
그리고 신호가 울리는 곳의 침묵이여도 좋다
젊음은 떠나가고 마음은 녹슬어간다
사랑이여도 좋고 죽음이여도 좋고 망각이여도 좋다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전투의 그림자 속에서
자기 키에 미리 맞춰 판 구덩이 말고는
신병들은 잠자리 없이 산 채로 굴러 다녔다

오 지난날 학창 시절이여 사라진 꿈들이여
열다섯 열여섯 열일곱들아 듣거라 콧노래를 흥얼거리네
우리처럼 저 후렴구처럼 그리고 여기 우리처럼
믿음을 가지면서 우리같이 하늘이 저들을 용서해주네
삶보다도 오직 한순간의 취기를
한순간의 광기를 한순간의 행복을 택하네
이 세상에 대해 무얼 알겠는가 어쩌면 삶이란
그저 아주 빨리 죽는 것일지도 모르는 것을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다 좋구나 좋아 좋아 나는 떠나네
친구들이여 스무 살이란 군대 가기 딱 좋은 때라네
아 왈츠가 시작되고 무용수가 이르길
원래는 갈색 옷의 행상인에게서 브로치를 사곤 했지만
이번에는 소녀가 마들롱*을 부른다네
나는 마흔이 넘었지만 내겐 그들의 스물이 가깝다네
생제르맹 대로와 생토노레 거리
마흔 살 남짓 사람들이 걸친 겉옷의 옷깃
고상한 영어로 되풀이되는 좋다는 말
그들과 함께 나도 인생이 즐겁다고 믿고 싶다네

잊으리라 잊으리라 잊으리라 잊으리라
스무 해의 왈츠가 나를 끌고 가는구나 잊으리라
                마흔 살이 되면 나의 마흔을

* Madelon. 1차 대전 당시 큰 인기를 끈 프랑스의 군가.

아라공은 20대에 1차 대전에 참전하였으며 이 시는 20년이 지난 1939년 2차 대전 직전 다시 군에 징병되어 쓴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