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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렇게 재미가 있지는 않았는데


먼가 읽은 보람은 느껴진다


무라타 사야카의 추천픽이라 읽었는데


확실히 그런 냄새가 진하게 난다


이 소설은 기승전결이 없다


현실과 환상은 아무런 구분 없이 섞여있다


이전 글에서 나는 '약간 정신이 나간데다 술도 한 잔 빤 상태인 여자 카프카가 추위에 덜덜 떨며 쓴 것 같은 소설' 이라고 이 소설을 요약했는데


그냥 술을 먹은 게 아니라, 술을 먹은 이유가 있는 듯 하다


인류에 대한 확고한 절망. 그때문에 술을 먹어서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현실은 이미 망했고 인간은 서로를 죽이느라 신났는데


환상이래봐야 그런 현실을 가차없이 끝내줄 종말-얼음이니까


온종일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아니 행동하지 않는?) 연약하고 가녀린 여주인공에게 가해지는 무분별한 폭력


남자는 이 여자를 학대하다가 평소 자각하지 못했던 가학적 본성에 눈을 뜬 것 같다는 묘사조차 나온다


이런 장면들은 언뜻 타자화된 여성을 그저 소비하는 데서 그치는 듯 보인다. 왜냐하면 여자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나칠 만큼 반복되는 집요한 폭력 묘사와 전쟁으로 황폐해진 세계,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고 감화되는 남자들 등을 보면


책의 발간일인 1967년 당시 세계와 그 세계 속에서 여성이 어떤 상황에 몰려있었는지를 반어적으로 나타내는 장치라는 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봤을 때 엔딩은 조금 의문스럽다


음 아닌가... 지금 한국의 페23미니즘처럼 남자를 전부정하지는 않는 모습이라고 봐야할까


다 읽고 나서도 여전히 아리송한 책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