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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광> 이라는 제목이 멋있어 보여서 무턱대고 샀다가 얼마 전에 완독했습니다. 감상은 안 올리려고 했는데, 감상문을 안 쓰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라 간단하게라도 써 볼게요.


이전에 에마뉘엘 보브의 <나의 친구들> 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친구를 애타게 찾아다니는 주인공 바통의 모습을 보고 진짜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우면서도 좋았던 작품이었는데, 영화광도 비슷한 결의 소설이라길래 엄청 기대를 하고 읽었어요.


확실히 비슷한 점이 있긴 합니다. 1인칭 시점의 소설이라는 것과, ’고독‘ 이라는 주제가 중심인 소설이라는 점.

다만 약간 다른 점이라면, 바통은 친구를 갈망하는 고독한 인물이고, 영화광의 주인공 빙크스 볼링은 자발적인 고독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것.


내용을 보면 빙크스는 딱히 새 친구를 만들지도 않고, 그냥 원래부터 유지해왔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데 집중할 뿐입니다.

그나마 작품 중반에 자신의 비서인 섀런한테 치근덕대는 장면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무심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줬어요.


빙크스의 성장 배경은 상당히 암울한데, 어린 나이에 형과 부모님을 잃고, 한국전쟁에 참여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광> 은 이런 빙크스의 일상을 다룹니다. 딱히 큰 사건이나 인물들간의 갈등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잔잔하고 담백한 소설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겠고, 저도 초중반까지는 그랬으나, 가면 갈수록 좋아졌어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소설 자체가 굉장히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을 전달해준다는 것? 진짜 미국의 향기가 많이 납니다. 괜히 미국 문학 대표작으로 꼽히는 게 아니었어요.


타 소설과는 다른 <영화광> 만의 특징이자 장점은 바로 ‘평범함’ 이깊게 스며들었다는 것입니다. 거대한 사건이나 갈등이 없어서 오히려 독자들에게 더 와닿는다고 할까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마냥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 다양한 모습들이 사람들에게 있죠.

빙크스도 똑같습니다. 무심한 듯 보이지만 은근 속이 깊고, 책임감 있는 모습에 어떨 때는 낭만주의자가 되기도 합니다.


독자는 소설을 읽으며 빙크스가 점차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빙크스가 (가끔 싫은 티를 내기도 하지만) 성장을 거듭하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며 사는 그 모습에서 공감과 위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설은 ’도무지 모르겠다‘ 라는 빙크스의 말로 끝나는데,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하루하루를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워커 퍼시의 <영화광> 은 소박하고 잔잔한 느낌의 작품입니다.

작품 내에서 보여지는 빙크스의 삶이 일반적이기도 하고, 현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해요. 그래서 더 정이 갑니다. 세상 어딘가에 빙크스같은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아서.

많은 성장 소설이 그렇듯, 이 작품도 두고두고 읽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