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미래에 나름 식견이 높은 독서인이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 돌아보니 생각보다 준-전문가 수준으로 파헤쳐 본 분야가 없다.
너무 잡다하게 읽어서 대충 폭은 넓지만 깊이는 얄팍한 독서였다고 봐야할듯..
현재 순문학에 거의 관심없어서 유일하게 여운이 남는 거라곤 기형도 시집과 이육사의 청포도 시 정도 뿐이다.
사실 그간 꾸준한 독서는 한때 해리포터 영향으로 판타지에 매몰됐던 내 시야를 넓히려는 생각에서 본격적으로 출발한 거였음.
근데 또 다시 장르문학으로 돌아왔네.
단지 판타지에서 현실 밀착형의 환상소설 쪽으로 관심이 옮겨간 것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베르나르 키리니는 해리포터 이후로 작품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든 작가였다.


그걸 살 수 있는 유일한 손님

그 사내의 시선 속에는 내가 그의 입장이었을 때 나를 사로잡았던 것과 비슷한 미칠 듯한 소유욕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도 나처럼 모르겐스테른 보석 가게가 있는 거리를 우연히 지나가다가 그 비밀스러운 상점에 진열된 몇몇 보석들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가격도 모르면서 다짜고짜 가게 안으로 들어가 이 가게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을 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가게 주인은 눈도 꿈쩍하지 않고, 그건 어떤 한 손님에게만 팔 수 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 사내는 자기가 결코 그 보석을 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엄청난 질투심을 느꼈다. 모르겐스테른 보석 가게의 손에 넣을 수 없응 보석들은 그가 이성을 잃어버릴 정도로까지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그도 결코 단념하지 않았다. 이제 곧 그는 자신의 꿈을 손에 넣지 못하게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말 것이다.
나는 그가 내 정체를 어떻게 찾아냈는지 모른다.
나는 독을 선택했지만, 그는 권총을 선택했다.

-p.64 「첫 문장 못쓰는 남자」가게들(아홉 편의 짧은 이야기) 중


최근 스티븐킹에도 본격적으로 흥미 붙이게 된 것도 그렇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난 별수없는 장르문학성애자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