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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 속에 있는 아이히만의 이미지는 거대한 악마, 혹은 나치 독일의 비도덕성에 대한 집합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나 아렌트는 그 관점에서 벗어나, “살과 피를 가진 한 인간”으로서 아이히만 개인에 집중하여 집단적 비합리성과 비도덕성의 호우 속 아이히만이 어떤, 혹은 왜 그런 선택을 하였는지에 집중한다.
나치 독일 전체에 만연해있었던 풍토에서 흔히 말하는 정상인이었던 아이히만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 “순전한 무사유”를 통해 수없이 많은 유대인을 죽음 직전까지 배달하며 시대의 가장 큰 범죄자가 되었다.
얼핏 생각하게 되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정신건강도 멀쩡하고 유대인에 대한 반감 없이 평범하게 승진을 원하는 아이히만은 단순히 비상식적인 시대에 순응하고 상관에게 내려온 명령을 이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결과적으로 처형대에 올라갔다.
그렇다면 한나 아렌트가 보는 개인은 거친 시대의 흐름에 저항할 수 없는걸까?
한나 아렌트는 아이히만과 나치독일의 비도덕성에 대한 대척점으로 유대인을 보호하다 처형 당한 독일인 장교 안톤 슈미트라는 사람과 덴마크를 비롯한 독일의 영향을 받는 많은 나라에서의 유대인 보호를 제시한다.
비록 시대가 비도덕성과 비합리성을 요구하더라도, 무사유가 아닌 끊임없는 사유를 통해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시대의 흐름에 비판적으로 저항한다면, 개개인은 도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글씨 개 잘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