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엔 레빈이 농장에서 농민들과 함께 풀을 베는 장면이 나옴
나는 그 장면을 읽으면서 문장들이 순수하게 너무 아름다웠기에 오랜만에 어린아이처럼 울었음
톨스토이가 본 것은 5천킬로미터 넘게 떨어져 있는 러시아 서부였을텐데 100년×5천킬로미터의 시공간을 넘어 나를 울게 만든거임
톨스토이는 무기 없이 살아도 침입자들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면 감화될 것이라 주장했다지
미친 빨개이 노인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 나는 톨스토이에 의해 감화되었음

그리고 나는 다른 사람들도 이런 경험을 하면 좋을 것 같아
내 최근의 삶은 굉장히 외로웠거든
그런데 비록 백년 전 제국의 간이역에서 죽은 노인이지만, 나의 이해자가 되어줄 수 있었던 사람이 이 지구에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따뜻한 기분이여서, 몇년 되었지만 그것을 아직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있음

우리 모두가 안나 카레니나를 읽게 된다면 톨스토이가 꿈꾸던 미래가 마냥 불가능하진 않을거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