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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메세지라는 말 자체는 유명하지만 사실 매클루언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특징적인 부분은 그가 글을 쓰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매클루언의 글은 내부에서도 언급되는 것처럼 일종의 모자이크 형식에 가까운데, 선형적인 구조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대신 여러 내용을 늘어놓은 뒤 독자가 참여하여 재조합을 해야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는 글이기 때문.
그에게 있어 미디어란 인간 신체의 확장이자 끊임없이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인간을 변질시키는 존재인데, 매클루언은 미디어가 미친 영향적 측면에서 서양의 인쇄문화와 그밖의 비-인쇄문화로 나누어 글을 전개한다. 구텐베르크를 위시한 인쇄 문화와 대비되는 구술적-부족적 문화에 대한 서술은 융의 아키타입적인 부분을 연상케 하는데, 초기 미디어-발화-와 전기적 시대를 하나로 이으려 하는 태도는, 한 극단적인 방향이 반전된다는 구조를 통해 거시적으로 대립하는 이원론적 세계관을 보여준다.
1부에서는 미디어에 대한 핵심적인 논지들을, 2부에서는 개별적인 미디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의문점인 부분들을 한참 뒤에서 설명하는 방식이 여럿 나타나는 등, 선형적인 형태의 글은 아니다. 이는 그가 언급한 인쇄문화의 선형적인 측면과의 거리를 두기 위함인 동시에, 각각의 미디어가 다른 미디어와 끊임없이 상호작용함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매클루언의 글은 그가 아무리 사회 기반에 따른 미디어의 수용을 별도로 두었다 하더라도 기술결정론자로 느껴지게 하는데, 이는 그가 여럿 인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러 사상들보다도 그를 매개하는 미디어에 초점을 더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련을 구술문화에 기반한 국가로 보는데에서도 드러나는데, 소련에 대한 그의 분석은 당시 소련의 폐쇄성을 감안한 정보부족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설득력 있게 느껴지지 않는다. 체제와 사상이 다른 국가의 작동 여부를 오직 미디어에 기반하여 설명하는 것은, 당시의 극단적인 체제의 차이를 고려했을 때 다소 섣부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매클루언이 인쇄와 비-인쇄의 이원론적인 설명 안에 당시의 세계를 무리하게 끼워맞추려는 시도에 가깝게 느껴진다.
여기에 더해 그가 각 사회를 분류하는 방식은 다소 조잡스러운데, 서양의 인쇄문화와 부족적 비인쇄문화에 대한 극단적인 분리는 서양 중심의 세계관의 확고성을 드러내며, 서양 내에서조차 영국의 구술문화와 미국의 인쇄문화차이는 실증적인 조사 기반에 근거하기보다는 단지 이미지적인 인상 비평에 가깝다. 프랑스의 언어 통일에서의 설득력이 느껴지는 부분과는 다르게 독일의 라디오로 인한 히틀러의 득세를 설명하는 부분에선 다소의 과장이 섞였을지언정, 라디오라는 미디어가 아니었다면 나치의 득세가 없었을 것이란 주장은, 그의 글이 미디어에 과하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사실 매클루언의 글은 핵심적인 논지-미디어는 그 미디어의 특성에 따라 상호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준다-외의 각론 전개나, 개별적인 미디어에 대한 설명 자체에선 다소 낡음을 느끼지만, 오히려 이 글을 쓰는 방식에 있어서는 여러 문학적 요소들의 인용과 그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사회인식적인 측면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글이기도 하다. 글의 개별적인 부분에서 낡음이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글을 써내는 방식에 있어서는 훌륭한 글솜씨란 것인데, 오히려 이 부분이 그를 사회학과는 어울리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그가 써낸 글의 모자이크적 측면은 글의 흥미성을 높이는 동시에 미디어에 의해 독자의 수용반응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끼게 만듦에도 불구하고, 개별적인 내용들에 대해 부정확한 정보와 몇몇의 표층적인 분석은 오히려 전체적인 글의 신뢰도를 낮춘다. 미디어의 내용이 아닌 방법론적인 부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의 말에도 불구하고, 내용 역시 미디어를 구성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가 방법론적인 부분에 과하게 집중하고 있음을 느낀다.
사실 이 글은 연구와 통계를 토대로 정리하는 글이라기보단, 사회상에 대한 일종의 폭로문에 가까운 형태로, 그 점에서 매클루언은 훌륭한 폭로자라 할 수는 있을테지만, 그 파급력에 비해 세부적인 부분에서의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매클루언은 본질적으로 미디어를 이해하는 것을 통해 그 통제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전기적으로 결합된 오늘날에는 개인이 미디어에 의해 지배되는 듯 느껴진다. 글에서 나타나는 미디어 분석에 대한 그의 유려한 글솜씨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이해에도 불구하고 통제할 수 없음을 느끼고 있기 때문인듯 하다.
+)번역본은 2002년에 나온 번역과 2011년에 나온 것을 둘 모두 참고하였는데, 2011년 판에는 상세한 주석(460개 가량)과 2002년판에는 빠져있는 2판의 서문이 있단 점에서 2011년 판을 더 추천한다.
국어교육에서도 매체 영역 추가되서 중요해짐
쿨하네요
핫하게 씀.
미디어가 단순한 매개물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웠다는 점 정도로 받아들일 수 있으려나 - dc App
그런 부분에서의 의의는 확실히 있다 생각해서, 미국 미디어학 계보적 측면으로 보면 볼만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