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봐도 비트닉 파쿠리한 <깊고 푸른 밤>이란 단편인데
무슨 비트닉보다 더 비트닉같단 느낌이 드는 건 오묘하네
이거 말고도 폐쇄적인 시골 마을 속 절름발이 선생이 주인공인 <미개인>은 오에 겐자부로 같다는 느낌을 받았음
굳이굳이 따지자면 포크너 계통 작가라고 할 수 있을 거 같고 60 70년대 국문학계에서 활동한 작가로선 상당히 혁신적임. 창작 시기가 하루키 이전인데 하루키 느낌을 선취했다? 로 정리해도 되려나
계속 다른 작가에 빗대어 말하다보니 좀 부정확한 비유가 되는 거 같은데 모더니즘이나 포스트모더니즘 특유의 날 것의 느낌, 오밀조밀하고 꼼꼼한 조성력, 거리를 두고 해부하는 듯한 시선 등이 잘 느껴짐
내가 걍 돌출적이고 반동적인 작가를 편애해서 그런 걸 수도 있겠는데 최인호는 당시 시대상 생각하면(역설적으로 당시 시대상하고 맞물리지 않아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굉장히 혁신적인데도 그 혁신성으로 인한 주목은 덜 받은 것 같아서 아쉽네(대부분 대표작 타인의 방이나 장편소설에만 쏠린 듯한)
여러모로 문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예기한 바가 많다고 생각되는데 굳이 최인호를 이후의 문학상 및 사회상과 결부해서 해석하는 흐름은 아직 덜 형성된 듯함
암튼암튼 최근 읽은 개꿀잼 국문학 작가라 근들갑 떨어봤음
한국이 리얼리즘 위주로 구성되어 왔던 건 사실이겠지만 찾아보면 독특한 글쓰기를 구사한 작가가 없진 않으니 한 번 정도씩 찾아 읽어봐도 괜찮겠음
고딩 시절 신춘문예 입상해서, 시상식 때 교복 입은 학생이 와서 문예 평론가들과 중견 작가들을 경악시켰다는 전설을 가진 사람임. 20대에 나라를 뒤흔든 베스트셀러를 썼고, 딘편 중편 장편 현대물 역사물 포스트모던 팬터지 사소설 수필 영화시나리오 뭐든 다 수작을 쏟아낸 진정한 천재였음. 그런 사람이 평생 펜을 손에서 놓지 않고 부지런히 성실하게 작품을 쏟아냄
1980년대 후반 [잃어버린 왕국]을 시작으로 최인호가 순문학이나 현대 소설을 거의 쓰지 않고 장편 역사소설 연재에 몰두하자, 평론가 김현 선생이 "최인호가 돌아와야 한다"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최인호의 반응은 "돌아가긴 뭘 어디로 돌아가라는 겁니까? 저는 그냥 여기 있는데요. 대학로 샘터 쪽으로 오시면 되요"라는 것이었음
짤방의 [깊고 푸른 범] 이어령 선생이 읽고 1984년 이상문학상은 반드시 최인호가 받아야 한다고 바득바득 우겼다고 하고, 같은 해 상반기 [적도의 꽃], 하반기 [고래사냥] 개봉하여, 최인호는 1984년 한국 문단 & 영화판을 사실상 지배함 (당시 그의 나이 39세)
최인훈만 읽었는데 최인호도 읽어야하나 - dc App
배창호 영화 원작이구나 ㄷㄷ - dc App
최인호 작품도 참 좋죠
깊고 푸른 밤 존ㅡㅡㅡ나 잘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