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닌의 페테르부르크식 생기 있는 얼굴과 자신만만한 풍채, 둥근 모자와 약간 굽은 등을 보고 그의 존재를 깨달은 브론스키는 불쾌해졌다. 그것은 갈증에 괴로워하던 사람이 샘에 다다랐는데 가서 보니 개, 양, 혹은 돼지가 물을 마셔 샘물을 흐려놓았음을 발견하고 느끼는 심정과 흡사했다. 골반 전체와 둔한 다리를 흔들며 걷는 카레닌의 걸음걸이가 특히 브론스키에게 혐오감을 주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할 권리가 자신에게만 있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안나는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그녀의 안색은 여전히 활기 넘치고, 브론스키의 마음을 흥분시키고 행복감으로 가득 채웠다. 그는 2등칸에 있다가 달려온 독일인 하인에게 집을 가져가라고 이르고 자신은 그녀를 따라갔다. 그는 남편과 아내가 만나는 순간을 보고는 사랑에 빠진 사람의 예리함으로 그녀가 남편과 말할 때 약간 불편해한다는 점을 눈치챘다. '그래,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지 않아. 그를 사랑할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