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포 선라이즈] 도입부에서 두 남녀가 기차에서 처음 만나고는...
각자 손에 들고 읽던 책을 서로 물어보현서 대화를 시작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파리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여자 주인공이 읽던 책은 조르주 바타이유 [마담 에드와르다]이고, 비슷한 또래의 남자 주인공이 읽고 있는 책은 영화배우 클라우스 킨스키의 회고록 [Ich brauche Liebe (내가 사랑이 필요한 이유)] 입니다.
실은 과거 [비포 선라이즈] 처음 보았을 때부터 이 영화 도입부에 나온 두 책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둘 다 한국어 버전이 없더군요. 시간이 좀 흐르면 한국에 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무려 30년이나 지나서 조르주 바타이유 작품인 [마담 에드와르다]만 겨우 번역되었습니다.
실은 조르주 바타이유 책 나온 것이 반가워 바로 찾아 읽어보고는, 나름 고전으로 꼽히는 영화에 등장한 책인데도 30년 넘게 번역 안된 이유를 버로 알 수 있었습니다 - 그냥 미쳐있더군요. 미친 작가가 미친 생각을 글로 쓴 것인데, 상업성 이런 것은 고사하고 그낭 작가의 에로티시즘 철학에 따라 인간을 동물이자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존재로만 묘사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 같았습니다. 자극적인 것을 넘어 폭력적인 에로티시즘을 글로 써 보여준 것인데, 이런 책을 영화 도입부에 여주인공 손에 들려 준 [비포 선라이즈] 감독과 제작진의 생각이 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있습니다.
클라우스 킨스키의 회고록 [내가 사랑이 필요한 이유]는 아마도 영원히 번역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여배우 나타샤 킨스키의 친아버지인 이 사람은, 자신의 두 딸을 십 수 년 성폭행한 것이 큰 딸에 의해 폭로되었고, 댱대의 명배우였지만 인간 쓰레기로 찍힌 상태라 그의 회고록이 한국에 번역되기는 글렀습니다. 폭력적인 성격에 폭력적인 사랑을 추구한 남자의 회고록을 영화 도입부에 남자주인공 손에 들려주다니... 이 역시 똘기 넘치는 영화 제작진의 의도가 궁금할 따름이었습니다.
== 결론 ==
서로 들고 있는 책 가지고 젊은 남녀가 첫 만남 첫 대화를 시작하는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도입부는 매우 지적이고 고상한 느낌을 주지만, 그 책들의 정체를 알고 나면 몰골이 송연해지는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뭘 모르고 보면 아름다운 장면인데, 책을 알고 보면 호러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고나 할까요. 이런 게 그냥 보이는 게 진짜 책에 미친 독붕이의 기본 소양 되겠죠.
와.. 몰랐던 사실인데 넘 흥미롭네요..ㅋㅋㅋ 영화에 소품으로 나오는 책들만 따로 모아서 컨텐츠 만들면 너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아니까 더 아름다운데? - dc App
명작 이지요?
난 비포 시리즈 보려고 일부러 DVD방 간 적 있음. 간 김에 우묵배미의 사랑도 보고 오고
@ㅇㅇ(119.66) 비포 시리즈 종종 재개봉합니다. 작년에도 재개봉하더니 올해도 재개봉했습니다. 꾸준히 찾는 관객 많아서인 듯 합니다. 우묵배미의 사랑은 영화도 책도 좋았습니다. 또깐이 아빠 장선우 감독이 정상일 때 찍은 것이었죠. 감독이 전성기 기량을 보인 영화라고 여깁니다
필립 로스 - [휴먼 스테인]에서도 여자 주인공이 마지못해 데이트했던 상대방이 바타유 깔짝 읽고 아는 척 한다? 뭐 이런 서술이 있었던 거 같은데. 미국에서는 바타유가 유럽물 먹은 지적 허영의 대명사인가 싶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담은 책일줄 알았는데..의외네요...
지하철에서 매일 로리타 읽는면 되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