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한테 처음 선물 받은 책이
선량한 차별주의자 였다
아마 내가 말하는 데에 무의식적인 차별발언이 많았나봐
여자친구한테 처음 선물받은 문학책은
이상 시 전집이었는데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문학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어서
책 펼쳐보니까 이해도 하나도 안가고
내가 과가 수학과인데
이상이 하는 얘기 이해가냐면서 기차안에서 책을 받고
기차안에서 둘이 같이 책을 중간언저리 펼쳐놓고
nPn = n*(n-1)*(n-2)*...*(n-n+1)
(아는 사람은 어떤 시인지 알거야)
그걸 보면서
그렇게 그 책을 그냥 아무데나 던져두고
잃어버렸었다
나중에 책을 잃어버린걸 들통나기 싫어서 한권을 더 주문하고선
나아아중에는 책을 또 다시 찾아서 두권을 소장중인
이상 시 전집 (민음사)
나도 몰랐다
그런 이상의 모더니즘이라는 것에(그것이 모더니즘이라는걸 여기 독갤사람들이 알려줬다)
그 모더니즘이라는것에 빠져서
이상이 최애 문인 중 한명이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처음으로 여친한테 선물받은 문학책 이상 시 전집이라는 것을
그래서 내 인생책은 이상 시 전집이다
근데 아직
20쪽읽었나 그래
너무 어려워서 두고두고 읽으려고
근데 20쪽 읽어본 경험상으론
생각보다 잘읽히더라
해설이라는게 있기도 하고
한 600장인가 700장 짜리 책인데
시 하나당
한국어 시, 원문 시, 일본어 시, 해설
이렇게 구성되어있어서
책 페이지가 금방금방 넘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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