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적이고 촌스러운 낭만주의 시인. 워즈워스를 구글에 검색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워즈워스는 자발적으로 일어난 강렬한 감정과 소박함을 우리가 평소에 쓰는 일상적인 단어들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실제 발언: 시골 삶에서는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이 더 자유롭게 성숙하며, 더 소박하고 정직한 언어로 표현된다.)

그렇기에 딱 들었을 때 어려운 시어를 사용하는 다른 시인들에 비해 뭔가 가오가 떨어지고, 시어가 소박하니 작품 또한 그리 위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된다. 소박한 시어로 거대한 작품을 쓰는 건 작은 바구니에서 거대한 산을 꺼내겠다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옆 집 마당에 민들레가 피었다는 것보다는 하늘에서 티탄의 아들이 어쩌구 저쩌고 하는 것이 더 간지난다.

하지만 실제로 읽으면 소박한 시어가 오히려 그의 문학을 더 대단하게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이 느껴진다. 사용되는 시어는 주제에 영향을 주지만 그것이 주제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작가들은 소박한 것들을 다루어 신화적인 것을 만들어낸다. 아무튼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워즈워스가 와꾸도 그렇고 여러모로 간지가 안 나지만 그의 작품까지 좆밥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 워즈워스는 모든 작품에서 소박한 시어를 고집했나? 그건 또 아니다. 서곡의 시어는 꽤 밀도 높고 철학적이고 묵직하다. 하지만 그 웅장한 시어조차 여전히 특유의 소박함과 진실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워즈워스가 가오를 부리기 위해 일부러 어려운 단어나 과한 수식어를 사용했다기 보다는, 그가 말하던 대상의 격이 일상적인 것에서 그 위의 것으로 올라감에 맞추어 시어 또한 자연스럽게 변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서곡은 그의 정신적 자서전이었으며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그리고 장 자크 루소의 고백록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고 한다.

필자인 독붕 본인은 서곡에 큰 기대가 없었지만 펼치자마자 1장부터 이전 독서 경험으로 인한 개똥 철학과 문체 딸쟁이의 본성으로 인해 빨게 되었다. 그러나 이제 겨우 4장 들어갈 차례이기 때문에 월리엄 워즈워스는 GOAT이며 난 이제부터 그와 한 몸이고, 그를 공격하는 자는 날 공격하는 것과 같다는 말까지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내가 서곡에 매력을 느낀 이유는 사실 복잡하다. 개똥 사상으로 인해 서곡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분을 말했다가는 독갤럼들한테 미친놈으로 메모당하고 여차하면 갱차 당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어쩌피 여기까지는 아무도 안 읽지 않을까 싶지만 안전빵으로 문장에 대해서만 써놔야겠다. 근데 쓰기 귀찮아졌다. 세 줄 요약만 해야겠다.
1. 일기나 사소설 좋아하는 본인 취향 저격. 2. 좆되는 시인이 밀턴식 무운시로 쓴 자서전. 3. 힐링이 된다.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