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을 뱉자 우리 침을 뱉자
우리의 사랑에
우리가 사랑한 것들에
그래 네가 우리 둘을 사랑했기에
정녕 이게 왈츠의 선율이고 내가 상상한 바인가
우리 둘 사이로 어둠과 극치의 미가 지나간다
마치 깨진 유리 속 대화와도 같다
어딘가에 보관소가 있으리라 아마 폴리뇨*에
아니면 오베르뉴 라 부르불**에
저 멀리 번개가 치며 어느 이름이 변했다
빌린 소형차가 돌아다니는
저 드넓은 나라에 침을 뱉길 원하는가
무언가가 여전히 무언가가 필요한가
무언가가
만나보자 침을 뱉자
우리 둘 왈츠를 추는구나
마치 편한 흐느낌마냥
침을 뱉자 침을 뱉자 저 작은 차에
침을 뱉자 명령이다
거울 속의 왈츠
아무도 듣지 않는 대화
들어라 바람 부는 저 드넓은 나라여
울어라 우리 사랑한 나날이여
하나는 땅 위에 기댄 말(馬)이고
다른 하나는 죽은 자가 흔드는 손수건이다 다른 하나는
네 걸음은 불타버린 산자락 속
버려진 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네 어깨를 나는 기억한다
네 팔꿈치를 나는 기억한다
네 손수건을 나는 기억한다
네 발걸음을 나는 기억한다
말 한마리 없는 마을을 나는 기억한다
타오르던 네 눈빛을 나는 기억한다
죽은 자처럼 버려진 내 마음 마제파**가
내 앞에서 산속 그날처럼 말(馬)에 끌려가던 모습을
한낮이 푸른 트럭 너머로 흐려지는 동안에
취기는 날 예언적으로 피가 흐르던
고통받는 떡갈나무를 거쳐 내달렸다
나는 기억한다 수많은 것들을
수많은 저녁을
수많은 침실을
수많은 걸음을
수많은 분노를
수많은 멈춤을 쓸모없는 곳에서
신비의 정신이 그럼에도 눈을 뜬다 마치
접경한 기차역 눈먼 아이의 울음소리같이
나는 기억한다
그러니 과거형으로 나는 말한다 웃게 냅둬라
내 말소리에 너도 그리 느낀다면
사랑했다 그러했다 다가왔다 껴안았다
기다렸다 바라봤다 삐걱대는 계단에서
오 폭력이여 폭력이여 사로잡힌 자로다 나는
기다렸다 기다렸다 바닥 없는 우물을
죽으리라 나는 믿었다 기다리며
침묵은 거리에서 연필을 깎았다
콜록대는 택시는 저 너머 죽음으로 향한다
기다렸다 기다렸다 숨막히는 목소리를
문 앞에서 언어의 문 앞에서
딸꾹대던 집 앞에서 기다렸다
익숙한 것들이 차례차례 나타났다
기다렸다 얼빠진 모습을 기다렸다
탈옥한 죄수를 기다렸다
기다렸다 신의 이름으로
희미한 감옥 속에서 갑작스레
아니 된다 어리석은 자여 아니된다
바보같은 자여
구두가 융단의 양모를 밟았다
이제서야 나는 겨우 돌아왔다
사랑했다 사랑했다 사랑했다 얼마나 사랑한지 너는 모르리라
사랑했다 다 지난 일이다
사랑했다 사랑했다 사랑했다 사랑했다 사랑했다
오 폭력이여
단지 농담일 뿐이다 사랑을
바람난 이들의 얘기처럼 떠드는 자들에게는
가식적인 자들은 엿이나 먹어라
아는가 진정한 이야기가 될 때를
사랑이
아는가
모든 숨결이 비극적으로 될 때를
하루의 색깔이 웃음소리에 따라 변할 때를
공기가 그림자 속 그림자가 내던쟈진 이름이
모든 게 변한다 참으로
모든 게 변한다
모든 게 불타게 내버려두자
하늘은 흩어진 모래 맛이 난다
사랑한다 개자식들아 널 사랑한다
이제서야 같이 잠에 들었는가
이제서야
그리고 하 하 모든 사랑이 여기 있다
그리고
이제서야 우리는 몇 해 동안이나
함께 잠드는 게 무엇인지 말하는구나
알겠는가
몇 해 동안이나
떨어지는 돛처럼
전염병 환자들로 가득 찬 배 갑판에서
필름 속에서 최근에 나는 보았다
하나씩 하나씩
흰 장미가 붉은 장미처럼 시드는 것을
나를 그리도 뒤흔드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
마지막 말에서
최후의 말일지도 모르는 말은
모든 것이 끔찍하고 끔찍하게도 돌이킬 수 없고
처참하단 것이다 표범처럼 전기의자처럼
말이다
상상해보라 마지막 사랑의 말을
마지막 입맞춤을 마지막
무기력함을
그리고 마지막 잠을 웃기는군
마지막 밤이라고 단지 나는 생각한다
아 모든 것이 밉살스럽기만 하다
마지막 순간들
마지막 작별인사 마지막 탄식
마지막 마주침
공포로다 공포로다 공포로다
몇 년간의 공포로다
침을 뱉자
우리 함께 사랑한 나날에
사랑에 침을 뱉자
부서진 침대에
우리의 침묵과 더듬대는 말에
저 별이라도
네 눈에
저 태양이라도
네 이에
저 영원이라도
네 입에
그리고 우리 사랑
일지라도
네 사랑에
그래 침을 뱉자.
* Foligno. 이탈리아 중부의 도시
** Auvergne la Bourboule. 프랑스 중남부 휴양 도시.
*** Mazeppa. 17세기 우크라이나 평원의 지배자. 야생마에 태워져 여기저기 끌리던 성인식을 치렀다고 한다. 바이런의 시와 리스트의 교향곡의 주제가 된 인물.
베니스에서 낸시 큐나드(영국 큐나드 해운회사 창업주의 딸)와의 이별과 그로 인한 상심에 아라공은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는데, 다음 날 깨어나 있었다. 이 시는 그의 경험을 주제로 하여 1928년 발표되었으며 불문학에서 가장 처절한 시들 중 하나로 꼽힌다.
침을 뱉자고 하니까 김수영 생각 나네
처음에 나도 그생각함
이젠 보들레르 랭보보다 친숙한 그이름 루이 아라공
번역도 사람 감정 탄다는 걸 알려준 작
@달밤에가린별 찾아보니 낸시가 바람펴서 헤어진거구만… 덕분에 엘자랑 앙꼬부부 되었으니 좋았쓰…?
@ㅅㄱㅅㄱ 실제 그해에 마야콥스키 주선으로 엘자를 처음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