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이야기...
을유 에밀리 디킨슨 시선집에 실망해서 다른 책을 샀음
'파시클'이라는, 지극히 디킨슨스러운 이름의 출판사에서 내고 있는 시선집 시리즈임
벌써 여섯 권이나 나왔던데 그중 가장 최근에 나온 '수 — 영원해!'를 구매해봤어
첫장부터 오역 난사 파티
당신과의 결혼을 받아들였으니 (X) → 당신께 신부로 바쳐졌으니 (given in marriage: 아버지에게서 신랑에게로 신부의 소유권이 이관되는 전근대적인 관점에서 사용되던, 수동적인 표현임)
오 그대 천상의 주인이여 ─ (X) → 오 그대 천상의 무리여 (heavenly host, celestrial host 등 하늘의 군대 / 천사들의 군세 / 천군천사 등을 뜻하는 기독교적 표현에 대한 이해가 전무해 host를 '주인'으로 오역)
아버지와 아들의 신부여 (X) → 성부와 성자의 신부요, (자기가 Celestrial Host에게 시집가놓고 신부를 부르고 있음;;; 얼탱... 올바른 번역은 '내가 성부와 성자의 신부'라는 뜻임)
성령의 신부여 (X) → 성령의 신부로다 (마찬가지)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모르겠고 김존나새고 힘쭉빠져서 그냥 페이지 쭉쭉 넘겨서 좋아하는 시 한편 찾아봤음
하.... 그럴거면 챗지피티라도 켜서 번역하라고 하고싶은 나쁜말은 그냥 꼭 참고 걍 말을 아낄게....
방구석 아마추어 영알못이지만 내가 만약 번역을 시도한다면 이렇게 해 보겠음:
I have a Bird in spring
Which for myself doth sing—
The spring decoys.
And as the summer nears—
And as the Rose appears,
Robin is gone.
Yet do I not repine
Knowing that Bird of mine
Though flown—
Learneth beyond the sea
Melody new for me
And will return.
Fast in a safer hand
Held in a truer Land
Are mine—
And though they now depart,
Tell I my doubting heart
They're thine.
In a serener Bright,
In a more golden light
I see
Each little doubt and fear,
Each little disco rd here
Removed.
Then will I not repine,
Knowing that Bird of mine
Though flown
Shall in a distant tree
Bright melody for me
Return.
봄이면 내게 새 한 마리 있어
날 위해 노래하지 —
봄날이 유혹하고,
여름이 가까워지며 —
장미가 피어날 때면
울새는 떠나간다네.
하지만 나 탄식하지 않아
나의 새가
날아가 버렸다 하더라도 —
바다 너머에서
나를 위해 새로운 선율을 배워
돌아올 것임을 알기에.
더 안전한 손 안에 단단히 붙잡히고
더 진실한 땅에 붙들린
나의 것들 —
그러니 그것들이 지금 떠나가더라도,
의심하는 마음에 나 말하노라
모두 내(네) 것이라고.
더 평온한 광명 속에서
더 눈부신 황금빛 속에서
나는 보노라
각각의 작은 의심과 공포가,
여기 이 각각의 작은 불협화음이
제거되는 것을.
그러면 나 낙담하지 않으리,
나의 새가
날아가 버렸다 하더라도
저 먼 나무 위에서
나를 위해 찬란한 선율로
돌아올 것임을 알기에.
민음 을유 둘 다 갖고 있는데 둘 다 흠...
블룸이 디킨슨은 내 기준에서 봐도 ㅈㄴ 이해하기 힘든 위대한 시인이라던데 원어로도 읽기 빡센건가
그래도 번역 자체는 시라는 한계 내에서라도 잘 해줬으면 하는데 쩝
@책은도끼다 긍께... 이해하기 어려운거 맞긴한데 기본적인 영어 해석부터 틀리진 말았으면...
외국 시집은 양날의 칼인듯 원어의 형식과 내용을 100% 살리는게 불가능하니까 번역 아무리 잘해봐야 평타인거고 못하면 이렇게 박제되는거고
근데 robin이랑 Knowing that 어쩌구 이런 기본적인데서 찐빠나는건 좀 심하네 ㄹㅇ로
@ㅇㅇ(211.197) repine 열망하다도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모르겠음 ㅜ
항상 외국서적 읽을때는 번역문제가 참...
그렇게 영어 잘하면 걍 구텐베르크에서 읽어라 돈날리지말고
고대영어 같은데 번역실력 좋다. 좋은 글 잘 봤어
번역이 아쉽긴하네
최악이네 오역 수준이 아니라 거의 기본 영어를 다 틀린 수준인데
미리보기로라도 읽어보지..
이래서 내가 도서관에서 쌀먹하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