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다시 이 길을 택하리..."
어느 목소리 사슬 너머로
내일을 이야기하네.
감방 속에서, 그들은 말하네,
두 사람은, 그날 밤에,
그에게 속삭이네: "항복하게.
지치지 않았나, 이 삶에?
살 수 있다네, 살 수 있다네,
우리들처럼, 살 수 있다네!
그댈 자유케 할 말을 전하네,
무릎 꿇은 채 살 수 있다네..."
-"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다시 이 길을 택하리..."
그 목소리 사슬 너머로
내일을 위해 이야기하네.
"단 한 마디면, 문이 열리고,
그대는 벗어나리! 단 한 마디면,
사형 집행인이 그댈 풀어주고...
열리어라! 고통은 끝이 나리라!
단 한 마디면, 거짓 한 마디면
그대 운명은 바뀔 터이니...
꿈꾸고, 꿈꾸고, 꿈꾸고, 꿈꾸어라
저 달콤한 아침날을 말이다!"
-"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다시 이 길을 택하리..."
그 목소리 사슬 너머로
내일의 인류에게 말을 건네네.
"할 말은 이미 다 하였도다.
앙리 임금이 말했듯이...
말을 다오, 내 왕국을 위하여...
미사를 해다오, 파리를 위하여...*
이젠 소용없다." 그렇다면 떠나라!
온몸에 저자의 피가 흐르게 하라!
그것만이 유일한 패였거늘...
무고한 저 자를 죽여라!
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다시 이 길을 택하겠는가?
그 목소리 사슬 너머로
말하네: "내일도 그리 하리라.
나는 죽어도 프랑스는 남으리.
내 사랑이자 거절이던 자여.
오 벗들이여, 내가 죽으면,
알게 되리라, 어찌 되었는지!"
그들이 왔네, 그를 잡으러.
독일 말로 말하면서.
통역이 이르길: "항복하겠는가?"
침착하게, 그는 말하네.
-"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나는 다시 이 길을 택하리,
네놈들의 매질 아래, 사슬에 묶인 채,
다가올 내일을 노래하기를!"
그는 노래했네, 빗발치는 총알 속에,
한 구절을: "... 피 묻은 깃발이 올랐네..."**
두 번째 울린 총소리에,
그는 결국 죽음을 맞았네.
또 다른 프랑스의 노래***가
그 입술 위에 올랐고,
모든 인류를 위하여
라 마르세예즈를 끝맺었네!
1941년 독일군에 의해 총살당한 정치인이자 레지스탕스인 가브리엘 페리가 처형 전날 쓴 편지에서 비롯된 시이다.
* 헨리(앙리) 4세.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의 명대사이자, 1593년 프랑스의 왕이었던 앙리 4세가 한 말인 '파리는 미사를 할 가치가 있다' 라는 말을 연상시키는 구절.
**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 구절.
*** 인터내셔널가.
도서전 주최국이 프랑스라죠? 그래서 옮겨 봤습니다.
실제 시인의 녹음본.
히틀러 스탈린 프랑코 등등한테 살해당한 모더니스트 작가들이 한가득...씁쓸한 20세기의 운명
이 사람은 작가는 아니고 정치인이지만 아무튼
아라공은 꽤 오랜 기간 스탈린주의자였음..
@끄바 저사람 68년 뒤에는 프라하의 봄 지지하고 솔체니친 책 내는 거 돕고 쿤데라 농담 서문 쓰고 68혁명 지지하고 그랬음. 근데 끝까지 공산당원이었단 게 포인트
대브리엘 페리
프랑스 가면 이 사람 이름 붙은 지하철역이랑 학교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