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 작가가 표지 그림을 그린 [겨울여자] 책 이야기가 나와서...
그 표지 디자인을 인상 깊게 여긴 적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 냈습니다.
문학과지성사가 처음 출범했을 때 가장 먼저 출간했던 1호 장편소설이 조해일의 [겨울여자]였는데, 이 책의 표지 디자인은 당시 사실상 글 안쓰고 영화판 돌아다니면서 술로 소일하던 김승옥이 "나 요즘 한가하고, 그림 자신있다"라는 이유로 자진해 맡아서... 캘리그래피 느낌으로 아주 멋들어진 표지를 그려냈습니다.
김승옥의 훌륭한 표지 디자인 때문인지 작품의 자극적인 충격 때문인지 하여간 [겨울여자]는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문학과지성사는 처음 설립되자마자 돈맛을 보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고고한 순문학을 지향하는 이미지의 문학과지성사가 그 시작은 자극적인 소설의 히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게 좀 아이러니이긴 한데... 하여간 김승옥의 표지 디자인 센스만큼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였습니다. 김승옥은 이후 [겨울여자] 영화 시나리오 각색을 맡아서 영화 히트에도 일익을 담당합니다.
본래 김승옥은 작가로 세상을 뒤집어 놓기 전에는 만화가로 먼저 데뷔해서 신문에 4컷 풍자 만화를 연재했던 바 있었고, 그래서 평생 그림에 대한 관심을 놓은 적이 없으며 기초 역시 제법 튼튼했습니다.
2003년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말과 글을 잃은 상태가 되어 사실상 소설가로서의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청년 시절 열중했던 그림에 다시 몰입하여 이제는 수채화 그리는 화가로 살고 있습니다.
[혁명과 웃음]은 김승옥 시사만화 연재분을 해설과 함께 실은 만화책 & 시대상 설명서 같은 책이고, 그래서 문학과 그림 양쪽에 재능을 타고난 천재가 어떤 삶을 살아갔는지 맛볼 수 있습니다.
[겨울여자] 표지 디자인 중에 짐가방 위에 앉아있는 여주인공의 모습은 딱 김승옥의 시사만화가 시절 그려낸 인물과 유사합니다. 그 재주가 어디 안가는 것이지요.
다재다능한 작가님이였네
'차나 한 잔'의 주인공이 만화가인 이유가 있지
차나 한 잔 만화가 진짜 불쌍했음. 김승옥 본인은 전혀 다른 삶을 살았지만, 연재 짤린 작가의 심정이 절절해서...
와 전혀 몰랐네 확실히 다방면으로 미감이 뛰어나셨구나
문지판 최인훈 전집 표지도 김승옥이 그린 거라 하더라구 - dc App
문학과지성사 최인훈 전집 표지가 전부 다 김승옥 그림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광장]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책표지 - 깃발 휘날리는 유화 느낌의 그림 - 이것은 김승옥이 그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