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는 미남이 아니다.”라고 말할 때, 나는 전적으로 구체적인 것으로 포착된 나에 대해 어떤 하나의 덕성을 부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또 이로 인해 이 덕성은 무로 이행하지만 나의 존재의 긍정적인 총체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내가 “꽃병은 희지 않고 회색이다.”라거나, “잉크병은 책상 위에 있지 않고 벽난로 위에 있다.”라고 말할 때처럼 말이다). 나는 “미남이 아님”이 나를 나의 내면으로부터 특징짓는 일종의 부정적인 덕성이라는 의미로 이해한다. 부정성인 한에서 “미남이 아님”은 나 자신의 하나의 실재적인 성질이다. 그리고 이 부정적인 성질은 나의 비관적인 심정과 마찬가지로, 예컨대 나의 사교 생활의 실패를 설명해 줄 것이다. 우리는 내적 부정을 통해 두 존재 사이에서 한쪽의 존재[대자]에 의해 부정되는 다른 쪽의 존재[즉자]가, 자신의 부재 자체에 의해 자신의 본질 한가운데에서 다른 한쪽의 존재[대자]를 질적으로 규정하는 관계로 이해한다. 이때 부정은 하나의 본질적인 존재 연결이 된다. 왜냐하면 부정이 가해지는 존재 중 적어도 한쪽은 다른 한쪽을 지시하고 있고, 또 그 다른 한쪽을 하나의 부재로 자신의 중심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존재와 무> 제2부 제3장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