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빴는데 예상보단 많이 읽음



1.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 민음사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ading&no=820100

오만과 편견을 읽고편견이란 무엇인가?편견이란 문자 그대로 치우쳐진 견해, 한정된 정보로부터 취사선택된 단면임우리는 작품의 초반부터 선입견이 어떻게 편견으로 변화하는 지를 목격할 수 있음바로 위컴이 다아시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고gall.dcinside.com



2. The Sun Also Rises / 어니스트 헤밍웨이


책 갖고 다니면서 읽을 형편이 못 되었을 때 폰으로 대충 원서 텍본 봤음

개츠비에 자극 받아서 쓴 장편이라던데, 사실 개츠비급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함

1부에서 파리 왔다 갔다 하는 장면은 파리 동네 이름 가게 이름 누가 더 많이 아나 내기라도 한 것 같았음

계속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는데, 잃어버린 세대의 권태는 잘 전달되었지만, 권태를 표현하기 위해 책까지 권태로울 필요는 없는 법이지

1부만 지나면 전반적으로 지루함 없이 잘 읽힘

뭐 1부라 해도 제이크와 애슐리가 차에서 대화하는 장면이나 클럽에서 춤추는 장면 같은 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음

헤밍웨이답게도, 빙산 이론에 입각해 제일 중요한, 주인공이 전쟁 때 입은 장애를 꽁꽁 숨겨놓음

눈치 좋은 독자는 다 알겠지만, 제이크는 성불구자다 (사실 impotence라는 단어가 한두 번 나오기는 했으니 그리 숨겨놓은 것도 아니긴 함)

이 부분이 되게 중요한 게, 찌질한 로버트의 짝사랑보다도 비참하게, 제이크의 사랑은 그 시작부터 파국이 운명지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

처신의 문제를 넘어서 전쟁의 상처로 애초부터 불가능한 사랑, 이것만큼 '잃어버린 세대'를 잘 보여주는 장치는 없지 싶음


3. The Most Dangerous Game / 리처드 코넬


사실 이건 단편이라 기록 안 하려고 했는데 그냥 넣어버림

game이란 말 그대로 게임이란 뜻도 있지만, 사냥감이라는 뜻도 있다

따라서 이 제목은 가장 위험한 사냥감을 두고 하는 가장 위험한 게임이라는 의미가 됨

빌드업 비율이 좀 높은 작품이긴 한데, 애초에 단편이라 길지가 않아서 크게 지루하진 않았음

악역 캐릭터도 굉장히 매력적이었고

다만 마지막 문장은 빼는 게 더 여운이 남지 않았을지 싶음

여담으로 1932년 작 영화가 굉장히 유명한데

원작과 영화판의 관계는 대충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과 제임스 웨일의 프랑켄슈타인의 관계 정도 되니 참고하시길...


4. 리처드 2세 / 윌리엄 셰익스피어 / 열린책들


셰익스피어 역사극의 본격적인 시작

셰익스피어답게, 역사적 인물들을 가지고 정말 문학적인 인물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들어냄

근데 사실 크게 기억에 남는 작품까진 아니었다

장면보다도 오히려 문장들이 계속 머리를 맴도는 그런 작품이었다


5. 예브게니 오네긴 /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 열린책들


고전주의자이면서 고전주의자가 아니고, 낭만주의자이면서 낭만주의자가 아니고, 사실주의자이면서 사실주의자가 아닌, 혁명 투사이면서 혁명 투사가 아닌 푸시킨의 시이면서 시가 아니고, 소설이면서 소설이 아닌 작품

내용이야 차이콥스키 오페라를 통해 이미 다 알고 있었다지만, 정말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바로 푸시킨이라는 화자

이 화자를 등장시키는 것을 넘어서, 이 화자의 넋두리를 가감 없이 드러내놓고, 이 화자를 통해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문다

굉장히 세르반테스스럽고 로렌스 스턴스러움

(실제로 로렌스 스턴을 원주에서 언급하기도 한다)

주석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역본에서 푸시킨의 주석도 가감 없이 남겨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7월은 진짜 책 읽을 시간 없을 것 같으니 그냥 벽돌이나 읽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