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네 번째 타로

귀에 들어가는 벌레


두 집 건너에 사는 아저씨가 며칠째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런데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 아저씨를 보니, 귀에서 하얀 끈 같은 것이 옆으로 쭉 뻗어 바람에 흔들리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내가 발견한 뒤에도 그건 3분쯤 춤추듯 움직이다가 스르륵 귀 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아저씨 가까이에 있었으니, 그게 귀구멍 깊숙이 들어가는 걸 분명히 봤다. 아저씨와 헤어진 할머니에게 그 하얀 벌레에 대해 물었지만, 할머니는 아무것도 못 봤다고 했다. 뭐, 할머니는 눈이 나쁘니까.

얼마 뒤 아저씨는 병원에 입원했고, 몇 달 후 돌아가셨다. 뇌종양이었다고들 했지만, 나는 분명 그 벌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들에게도 그렇게 말해 봤지만, 그런 벌레는 세상에 없고 뇌종양은 벌레 때문에 생기는 병이 아니라고 했다.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벌레 때문에 죽은 걸 뇌종양으로 착각한 거 아니냐고 되물었지만, 그럴 리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그럴 리가 없는 걸까, 하고 초등학교 3학년이던 나는 멍하니 생각했다. 하지만 귀 벌레를 본 것도 사실이었다. 결국 잘 모르겠다는 채로 애매하게 넘겨 버렸다.

아저씨의 시신이 장례를 위해 병원에서 돌아와 누워 있는 다다미방에, 나는 가족들과 함께 조문을 갔다. 귀에는 하얀 솜이 꽉 막혀 있어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물론 그게 살아 있는 벌레였다면 죽은 사람 몸속에 계속 있을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지만.

그리고 5학년이 되었을 때, 마당에서 그 하얀 끈 같은 벌레가 스르르르르 내 눈높이쯤을 날아가는 걸 봤다.

깜짝 놀라 3미터쯤 뒤로 물러났고, 벌레는 놓쳐 버렸다.

날아다니는구나. 오랜만에 그 녀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걸 확인해서 조금 안심이 되면서도 무서웠다.

그날부터 나는 귀마개를 하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모두 웃었지만, 나는 더 이상 벌레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소리가 거슬려." 하고 적당히 둘러댔다.

"이런 시골 산골짜기에서 대체 뭐가 시끄럽다는 거냐."

아버지가 말했다. 개구리 울음도, 벌레 소리도 이렇게나 많은데, 다들 안 들리는 걸까?

남들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친구 귀에 벌레가 들어가는 장면을 바로 눈앞에서 봤다.

수업 시간, 고개를 들자 바로 앞자리에 앉은 녀석 귀로 창밖에서 날아온 그 벌레가 휙 빨려 들어가듯 들어간 것이다.

"앗."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왔다. 선생님도, 주변 친구들도, 막 벌레가 귀에 들어간 녀석도 모두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잠깐만, 미안."

나는 그렇게 말하며 일어나 앞자리 친구의 고개를 기울이게 하고 귀 안을 들여다봤다. 어두운 귓속 깊은 곳에서 실끝 같은 것이 희미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아직 바로 거기에 있었다.

"뭐 하는 거야."

친구가 웃으며 묻자 나는 말했다.

"귀에 벌레 들어갔어. 꺼내게 좀."

"뭐? 아무것도 안 들어갔는데."

"있어, 있어. 잠깐만 봐."

나는 옆자리 여자애에게 말했다. 그 아이도 일어나 들여다봤지만 보이지 않았는지,

"아무것도 없는데."

라고 했다. 내가 다시 들여다보니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 버렸네. 잠깐만 기다려."

나는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보건실로 가 핀셋을 빌리러 갔는데, 보건 선생님도 직접 봐 주겠다고 했다.

"어디 보자."

보건 선생님이 작은 둥근 거울이 달린 막대와 펜라이트를 이용해 귀 안을 들여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제가 잡아당겨 볼게요."

내가 말했지만 허락해 주지 않았다.

보건 선생님이 핀셋으로 귓속을 콕콕 집어 보자, 아주 작은 하얀 조각 같은 것이 집혀 나왔다.

"이거……먼지 같은데, 뭘까."

"벌레 꼬리 같은 거 아닐까요."

내가 말하자 보건 선생님은 진지한 얼굴로 왜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나는 그 하얀 부스러기야말로 증거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미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 버렸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냥 설명을 듣고 조용히 수업으로 돌아갔다.

억지로 핀셋을 빼앗아 친구 귀 속을 마구 쑤실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처음 봤을 때처럼 그 벌레가 귀 밖으로 머리인지 꼬리인지 내밀고 일광욕이라도 할 때 잡아당겨 꺼내 주려고, 수업 시간에도 계속 그 친구를 관찰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두 달 뒤 교통사고로 죽었다.

단순한 사고라고들 했지만, 귀 속에 들어간 벌레가 뇌에 무슨 짓을 했거나, 아니면 뇌를 갉아먹어서 사고의 원인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를 타다 국도에서 트럭에 치여 깔렸다고 하니, 그런 상황에서 뇌 속까지 확인했을 리도 없을 것이다. 설령 봤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만한 상태였는지도 의심스러울 만큼 큰 사고였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잘 때뿐 아니라 평소에도 귀마개를 하게 됐다. 수업은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도록 맨 앞자리에서 듣게 해 달라고 했다.

모두들 내가 조금 이상한 사람이라는 표정을 짓고, 부모님도 어딘가 슬퍼 보였지만, 나는 정상이다.

단지 귀에 들어가는 벌레를 본 적이 있을 뿐이다.

고등학생이 되자, 중학교 친구에게 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녀석 하나가 '스카이피시'라는 UMA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죠죠 6부에도 나왔으니 알고 있다. '플라잉 로드'. 둥근 구멍을 통과하는 습성이 있다는 인터넷 글도 있어서 그럴듯하긴 했지만, 사진을 보면 온몸에 날개 같은 것이 달려 있다. 내가 본 벌레는 그런 게 아니었다.

정말로 가늘고 하얀 실처럼 생겼을 뿐이었다.

나를 걱정해서 그러는 척하는 다정한 녀석들도 있었지만, 나는 그들을 조금도 믿지 않는 사람처럼 보였던 모양이다. 결국 친구들은 하나둘 떠나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귀마개 인간이 된 채 대학에 갔고, 도쿄에서도 여전히 외톨이로 지냈다. 가끔은 나 자신도 바보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도쿄에 귀 벌레가 없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대학을 졸업하고, 여전히 괴짜 취급을 받으면서도 취직은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던 어느 해, 오본お盆 명절에 고향에 내려갔다가 여동생 귀에 벌레가 들어간 걸 보고 말았다.

느릿느릿 귀 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는 걸 식당에서 밥을 먹던 중 발견한 것이다. 나뿐 아니라 가족들도 모두 봤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상의한 뒤, 명절 연휴에도 진료하는 병원으로 가 절개 수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거절당했다.

CT로 귀 안을 촬영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경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났다. 하지만 여동생은 괴로워했고, 석 달 뒤 충동적으로 자신의 왼쪽 귀를 잘라 내고 안쪽을 도려내 버렸다.

목숨은 건졌다. 하지만 왼쪽 귀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여동생을 위해 귀마개를 벗었다. 분명 내가 여동생을 막다른 곳으로 내몬 부분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서.

귀 벌레 따위는 무섭지 않다는 걸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치만 정말 무섭다.

그래도 견뎌야 한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을 위해 그다지 애써 오지 못했던 내 인생에서, 이번만큼은 반드시 온 힘을 다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것만은 분명히 알고 있다.


6월 26일 심야, 후쿠이현 사이교초 히로오









마이조 오타로가 트위터 소설로 연재 했던 심야백타로深夜百太郎라는 단편 중에 한편임.

제목 그대로 하루에 하나씩 트위터에 총 백편이 올라오는 기획이었고 나중에 그걸 엮어서 단행본으로 나왔는데 요번에 신장판이 나오면서 하루에 한편씩 출판사 블로그에 올라오고 있음.

중요한 건 단편 하나당 딱 하루만 공개되고 다음날 되면 사라짐. 그러니까 마이조 오타로 팬이라면 꼭 하루에 하나씩 체크하도록.


블로그 주소는

https://note.com/nanarokusha/n/n28b3664ef263

舞城王太郎『深夜百太郎』|ナナロク社百日間、夜ごと変わりつづける「百物語」です。 この夏、舞城王太郎の百物語が、『深夜百太郎』として刊行いたします。 初刊行時の2015年5月24日から8月31日まで、Twitterで毎夜更新された全100話を、11年後の同じ日よりnoteで公開いたします。 読めるのは1話につき1日だけ。現れては、消え、現れては、消える、深夜百太郎。どうぞお見逃しなく。 三十九太郎 トイレ問答  レストランでデザートまでいただいたあと、お手洗いに行くことにして立ち上がる。  それから、あ、このタイミングだとお会計から逃げたみたいに見えるかなと思うけど、別に毎回奢ってもらってるわけじゃないし私もno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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