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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끝 없이 나오는 암담한 삶

이건 주식 투자할 때 많이 쓰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손창섭의 소설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의 삶을 다르게 적절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한국전쟁 직후가 주로 배경인 이 단편들에 나오는 인물들의 삶은 그야말로

현재 엄청난 곤란을 겪고 있고 미래에 아무 희망도 보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 표현은 상당히 절제된 행태를 보여준다.

아마 절망적인 상황의 극한에서 단체로 무기력증에 빠졌다고 해야하나,

그러니까 사는 것도 '죽지 않았으니 지금 살아간다.' 이런 느낌이다.

한편으로 이 단편집을 읽으면서 얻은 것도 많다.

우리 모두 살면서 크든 작든 고민을 안고 살아갈 것이다.

그런데 이 단편집에 나오는 인물들과 비교해보면,

적어도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해왔던 고민은 한마디로 말할 거리도 못되는 거 같다.

다시 생각해 보면 지금 나의 삶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 준 책이니,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한 번 일독을 권한다.

P.S.

손창섭 작가의 대표작은 '잉여인간'으로 흔히들 알고 있다.

그런데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보니, <잉여인간>의 주인공은 꽤 이질적인 요소가 있다.

준수한 용모의 치과의사 이면서 주위의 모든 여성들이

- 아내, 처제, 친구의 아내, 병원에 같이 근무하는 간호사 - 흠모하며,

적극적으로 구애 하는 알파남이라니.

그러니 손창섭 작가의 대표작이 이상하게 그의 다른 작품과는 매우 결이 다른 부분이 있다.

일종의 미스터리 인데, 개인적으로 매우 궁금하지만 이유를 알 방법은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