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의 시는 이해하는거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지빨고 읽으니까

그냥 xx좋은데???




시제14호


고성 앞 풀밭이 있고 풀밭 위에 나는 내 모자를 벗어놓았다.

성위에서 나는 내 기억에 꽤 무거운 돌을 매어달아서는 내 힘과 거리껏 팔매질쳤다.

포물선을 역행하는 역사의 슬픈 울음소리.

문득 성 밑 내 모자 곁에 한사람의 걸인이 장승과 같이 서있는 것을 내려다보았다.

걸인은 성밑에서 오히려 내 위에 있다.

혹은 종합된 역사의 망령인가.

공중을 향하여 놓인 내 모자의 깊이는 절박한 하늘을 부른다.

별안간 걸인은 율률한 풍채를 허리굽혀 한개의 돌을 내 모자 속에 치뜨려넣는다.

나는 벌써 기절하였다.

심장이 두개골 속으로 옮겨가는 지도가 보인다.

싸늘한 손이 내 이마에 닿는다.

내 이마에는 싸늘한 손자국이 낙인되어 언제까지 지워지지 않았다.





와 이 시는 그냥 상또라인데?????


이게 진짜 시가 엄청 깊다.


민음 이상 시 전집에서 나온 해설이랑 같이 보고있는데


해설도 훌륭해

성이 관습이고, 낡은 것, 전통으로부터 탈피하고 싶다.


근데 나는 그런 상징적인걸 빼고보아도 아주 시가 놀라운게

"포물선을 역행하는"

"나는 내 모자를 벗어 놓았다"


즉, 역행하는 이 단어가 좀 놀라워


역행하는 포물선 이거 한 단어로


걸인은 과거의 자신 혹은 미래의 자신이 되고


자신은 한번 성 안에서 돌을 던졌고

그다음 밖으로 나와서 모자를 벗었지만


다시금 시간이 역행해서 성 안에 갇힌 꼴이 되어버렸다


이런 느낌이 난달까나...




시간의 감옥


그리고 시간 앞에서 전통



그냥 그 모든 의미를 다 떼어놓고 보아도


걸인이라는 환영과


무심코 떨어져있는 모자


그리고 고성이라는 배경



그리고 모자 안에 돌멩이를 집어넣는다???


돌았습니까????


모 자 안 에 돌 멩 이 를 집 어 넣 는 다??


아 고트 고트...


ㅇㅇㅇㅇㅇ



뭔지 모르겠는데


그냥


모자 안에 돌멩이를 집어넣어???


나 이게 왜 goat인지 표현못해


근데 그냥 goat야






오감도 시제14호 말고도

모든 시제들이 다 훌륭함


지금 시제 15호만 빼고 다봤는데


진짜 오감도 미쳤는데????



왜 이게 이해가 가냐 (민음의 해설을 옆에 끼고 보니까 당연히 이해가 가겠지 ㅋㅋㅋ)




민음사, 이상 시 전집 강추


권영민 교수님 감사합니다 이런 명작을 접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