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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에서 사왔음..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들쭉날쭉하고, 주제의식이 너무 명확해서 아쉽다는게 개인적인 느낌이었다.

수록된 단편들은 대체로 후기 자본주의 시대 속의 평범한 삶들을 대주제로 다양한 방향에서 조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표제작인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평범함'이라는 단어가 지닌, 때로는 무겁기도 하고 또 소박하기도 한 양가성을 잘 짚어냈고, <무겁고 높은>도 범상함 속의 숭고함이라는, 고전적이지만 여전히 가치있는 주제를 잘 풀어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홉 단편들 가운데 절반 정도는 그러한 주제의식이 너무 투명하게 보여서 오히려 납작해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컨대 <로나, 우리의 별>은 피셔의 <자본주의 리얼리즘>의 모방처럼 보였고, <전조등>은 단편이라기 보다는 습작으로 남았어야할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아쉬움은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단편인 <보편 교양>에서 가장 많이 느껴졌다.
내 생각에 주제는 상당히 좋았고, 이를 훨씬 더 잘 풀어낼 수 있는 역량이 저자에게는 있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현실의 공교육 앞에서 산재한 모순들 속에서, 저자는 너무나 전형적이고 쉬운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해버린다 - 그 속에서 현실의 모순은 그 복잡성을 잃고 너무 간단한 '문제'로 후퇴해버린다.

밤에 배달 일을 하느라 자는 학생, 입시와 교육의 길항 관계, 보편성이라는 이름 아래 내재한 편향성, 학교를 대체하는 학원..
소설이 포착하는 이것들은 모두 현실에 존재하고, 바로 그것이 소설의 한계이다 - 그것들은 모두 (이제는 너무 클리셰적일 정도로) 존재한다고 공언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때 소설은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현실'을 재상연하는데 그칠 뿐이다.

그러나 소설의 목적은 공언된 '현실'들이 사상해버린,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실재의 질감을 묘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
문학이, 더 정확히는 현실의 문제들을 다루는 문학이, 예컨대 칼럼과 가지는 종별성이 있다면, 공언된 '현실'들 사이를 비껴가는 모호한 뉘앙스들에 대한 묘사에 있는 것이 아닐까.
저자는 <자본론>이 생기부로 번역되는 과정을 통해 이를 어렴풋이 그려내지만, 그 갈등과 모순들은 너무 쉽게 지나가버리고 만다.

그렇게 본다면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은 과연 문학으로서 '현실'들 틈새의 뉘앙스를 포착하는데 성공하고 있는가.
그에 대한 나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나쁜 소설은 아니었다. 다만 좋은 문학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벽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