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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의 주인공인 윌리엄 스토너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권유로 농과대학에 진학하지만, 교양 영문학 수업에 감명받아 영문학과 교수의 진로를 걷고, 학장의 사촌인 이디스에게 청혼해 결혼하고 딸 그레이스를 낳는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에서 격정을 겪고 꿈을 찾은 청년이 과업에 있어 승승장구하고, 가정에 충실한 이상적인 삶을 살리라 생각하는가? 스토너는 긍정적인 결말에 닿지 못한다.
결혼은 충동적이고, 딸은 예쁜 인형처럼 길러진다. 가족에게서 도망치듯 결혼한 딸은 남편을 전쟁에서 잃고 알코올중독자가 된다. 학과장인 로맥스와 그의 제자 워커와의 정쟁에서 패배한다. 사랑하는 제자 캐서린과의 연애는 탄로나고, 로맥스의 협박으로 인해 캐서린은 학계에서 떠난다. 스토너는 위축되어 있다. 아내가 딸을 강탈할 때 눈을 돌려 속으로 울분을 삼킨다. 로맥스가 워커를 천거할 때 '그 애가 교육자가 되는 건 재앙이야.'고 느끼지만 학과장이 된 로맥스를 막지 못한다. 어색하고 불편한 이질감이 내려앉아 독자도 밑바닥으로 끌어들인다.

스토너가 변화하는 부분이 있는데, 캐서린과 연애하는 13장이 그렇다. 캐서린과의 사랑은 단순히 불륜이라는 도덕적 문제를 넘어서, 지식과 신체의 합일로 표현되며 스토너가 주변을 친절히 바라보도록 작용한다. 캐서린과의 사랑 이후, 죽는 순간에 이디스를 용서하고선 그녀를 사랑하면 어땠을까… 스스로 묻는다.
영문학은 어떨까? 스토너에게 영문학은 일생의 과업으로써 반영된다. 허망한 눈으로 우중충한 창가를 보던 그가 유일하게 놓지 못한 것이다. 총장이 수업을 끊으려 해도 수업에 열중한 나머지 "이 못된 갈리아 놈들아, 물러가라!" 외치고, 이디스와 보내는 시간보다 연구실에서 문학을 들여다본 시간이 더 많았다.

좌초된 선택으로 연명하는 삶은 실패했는가, 과업을 완수한 삶으로써 성공했는가. 명확한 교훈을 제시하는 대신에 소설이 내게 묻는다. "일생에 걸쳐 수행할 과업에 이르는 길에서, 그 외의 전부를 방기해도 되는가?" 우리 모두 가슴 속에 설레는 꿈을 안고 살아간다. 나는 내 신체를 완벽히 다루고자 하는 동기에 OO학과생이 되었고, 미래 저편에서는 교수의 지위에 올라 지식의 성취를 증명해 명예를 얻고 싶다. 이뤄내야만 할 정도로 격정에 휩싸이게 만든 동기는 의무처럼 다가온다.
그렇다면 스토너와 같이 꿈에 이르기까지 침묵하면서 과업에만 열중할 것인가? 스토너가 교수로서 이루고자 했던 총체가 담긴 저서는 세간에서 잊혔다. 다만 마지막 순간에 '활자의 의미가 중요치 않은' 책을 스토너는 받아들인다. 의무로써 완성하려던 것이 감정적 충만이 깃든 후에야 완성됐다. 의무를 예리하게 다듬어 지향해야 한다면, 다듬은 것이 부서지지 않도록 사랑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선임병들이 이끌어주던 1년 전과 달리, 내가 선임병이 된 지금은 마음에 불안이 자리했다. 기준에 닿지 못하는 후임병이 밉게 보이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예민해진다. 우수한 병사라는 목표가 자아도, 환경도 궁핍하게 만든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때로는 기대하는 척도 밖에서 오롯이 충분한 것도 있는 법이다. 이해심과 관용, 사랑으로 일궈낸 인간 존중이야말로 우리를 결속시키는 큰 힘이다. 거대한 포신과 탄약이야말로 포탄사격의 요체라 생각들 수 있지만, 작은 공이가 뇌관을 쳐서 장약을 터뜨리고 탄을 저 멀리 보낸다.

진정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삶의 기둥이 되어 우리를 지탱할 것이다.



상급부대 독후감 대회 있어서 작성했는데 장려에도 못 들음...
휴가 받을려는 목적도 있어가지고 좀 아쉬웁네.
그래도 내가 표현하려는 감상을 나타내고 싶다 — 라는 기존 목적에는 70% 달성한 것 같아서 기쁨. 비록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나타내진 못했지만...
다 쓰고 나서야 보니 미흡한 부분도 보이고 그러네. 더 열심히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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