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경고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펼침 메뉴 > 설정에서 변경 가능)
테드창 단편집 숨, 절반까지 읽으니까 4번째 이야기까지 읽게 되더라. 여기까지 보니까 좀 지루하기도 하고 호모도미난스가 잼써서 시간나면 이거 보는중. 호모도미난스 재밌어서 벌써 절반이상 봄.
테드창은 이전 단편집에서도 그랬지만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라고 느낌. 어떤 대단한 주제를 사회에 던져줘서 그런게 아니라 그 사람이 하는 말의 전제가, 그 전제를 구성하는 개념 자체가 독특하고 신박함.
예를 들어 인류와 꼭닮은 AI가 나온다면 어떨까. 그 AI는 성장이 실제 생물처럼 무작위로 이루어지고 자기판단을 할 수 있으며 스스로 학습하고 감정도 가지고 있다면?
테드창은 이 개념을 바탕으로 깔고 AI가 가지고 싶어하는, 가질 수 있는, 꼭 가져야만 할 합법적인 권리가 어떤 게 있는지, 권리를 가질 권리가 있는지를 질문함, 현실적으로 이게 가능할지를 집요하게 논쟁함.
테드창이 말하는 AI이야기들은 AI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우리들 이야기이기도 함. 인류가 가진 자유의지는 과연 실재하는가? 인간은 본인이 하고싶은 대로 살아가고 원하는대로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뇌를 분석해보니 내가 움직이겠다고 결정하기 0.x초 전에 이미 행동을 결정내리는 건 뇌였고 인간은 그걸 결정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합리화 한다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자유의지를 가지고 누구도 결정해주지 않은 방향으로 진화하는 AI와 인류가 어떤 차이가 있겠는가? 부모에게 상속되는 유전이라는 틀 속에서 살아가는 인류보다 더 자유롭게 제한 없이 진화하는 AI라면 인류보다 우월한 존재가 되는걸까? 인류가 과연 어떤 점 때문에 AI보다 우월한 자격을 갖게 되는 걸까? 그 지점을 뛰어넘을만큼 AI가 자생적 진화가 가능한 시점이 언젠가는 오게 되지 않을까? 많은 질문을 던져주는 단편들임.
AI이야기 말고 시간에 관한 테드창의 생각도 신박함. 꼬리에 꼬리를 무는 우로보로스처럼 무한히 순환하는 개념을 테드창은 좋아하는 듯함. 전작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 하늘로 통하는 탑의 꼭대기를 열었더니 벌어지는 이야기라든지(스포라 말안함), 이번작에서 과거와 미래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라든지. 그런 순환되는 시간에 대한 개념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풀어냄.
테드창이 좋은 이유는 이 모든 게 회의론이나 낙관론으로 빠지는 게 아니라 삶은 그저 삶인 것이라는 철학?도 아니고 종교?도 아닌 그냥 인생은 인생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게 좋음. 뭔가 굉장히 건강하고 신선한 개념이라고 느껴짐.
나머지 단편들은 안읽을 예정. 근데 다음 단편집이 나오면 구매의향 있음.
음...나는 테드 창이 이야기 구조는 조밀조밀하게 잘 짠다고 생각하는데, 신박한 것 같지는 않음. 인공지능에 관한 주제도 그렇고, 특히나 '상인과 연금술사의 문'에서의 시간이 얽혀 과거와 미래가 맞물리고, 결국 과거를 바꾸지는 못했으나 감춰졌던 부분이 드러나며 은은한 감동을 주는 시간여행 스토리는 정말 질리도록 본 거라...
물론 그거랑 별개로 그 단편을 제일 재밌게 봤음. 근데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체주기'는 별로더라... 숨에서 가장 지루했음. 맨 마지막 두 단편이 재밌으니 꼭 읽어보길 바람 ㅎ
연금술사 이야기는 은은한 감동이 밀려왔지. 구조적으로도 재밌기도 했고. 근데 테드창이 말하려고 했던 게 숨겨진 이야기에 대한 감동을 말하고 싶었을까? 테드창은 사건의 인과관계에 집중했다고 봄. 결과를 놓고 과정을 담아내는. 원인에 의해 결과가 도출되는 게 아닌 결과에 의해 원인이 생성되는 역설. 인생의 필연성. 전작 단편집에서 영화 컨택트로 만들어진 이야기
에서 그 여자는 딸의 죽음을, 그 미래들을 보았음에도 왜 결혼을 했고 그 원인들을 바꿀 수 없었을까. 결과를 알지만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 시간과 공간, 원인과 결과, 과거와 현재, 실존적이며 철학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신선함. 전작 단편집에 있는 바빌론의 이야기와도 이어지는 이야기로도 볼 수 있고 이게 테드창이 소설을 쓰는 에너
지 원천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음
그 결과를 놓고 과정을 담아내는, 결과에 의해 원인이 도출되는 인과관계의 역전, 역설을 질리도록 봤다는 거임.
테드창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을 다른 작품과 연계해서 봤을 때 자기만의 확실한 뭔가 철학?이나 개념이 있는 것 같음. 연금술사 이야기랑 구조적으로 비슷한 바빌론 이야기도 읽고나서 굉장히 신선했음. 연금술사 이야기는 나도 읽고 나서 어디서 본 내용인데? 싶었음. 어디서 봤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천일야화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익숙한데 생각해보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나네. 뭐뭐가 있었지.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아직 안 봐서 바빌론은 잘 모르겠네... 사두긴 했으니 다음에 꼭 읽어볼게 ㅎ 연금술사 쪽은 음... 나는 시간여행 다루는 sf 영화, 드라마 좀 본 게 있어가지고 그럼.
아 그거말하는건가. 미드?인가 영드인가 였는데 누가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가서 역사들을 망치려는데, 그거 막으려고 시간여행하는거. 초반에 보다가 말았던 것 같은데.
그건 뭔지 모르겠는데 내가 예전부터 영드 '닥터 후'를 좋아했음. 타임머신 타고 다니는 외계인이 주인공인 드라마임. 옴니버스식 구성이라 매편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거기서도 그런 인과관계 역전 치밀하게 다룬 거 잘 써먹는데, 그것도 그 편 쓴 작가가 누구인지에 따라 완성도가 확 다르더라. 그리고 잘 쓰던 작가여도 너무 우려먹어서 나중엔 좀 질리기도 하고..
그런 느낌을 연금술사 읽으며 받았음. 다른 영화에서도 많이 본 거 같은데, 크게 좋았던 적이 별로 없어서 잘 기억은 안 나네.
악마의십자가/ 닥터후? 많이 들어본건데 아직 안본거네. 나중에 시간날때 한두개 봐바야겠다. 재밌으면 더 보고.
어제오늘/ㅇㅇ 그런듯. 그래서 솔직히 숨 읽으면서 블랙미러 같은 영상물이 더 낫지 않나 싶었음. 비주얼적인 맛이 있으니까... 특히 마지막 단편은 블랙미러 희망편 보는 느낌이었고.
ㅇㅇ/시즌3 10화, 시즌4 10화, 시즌5 10화, 2010 크리스마스 스페셜 같은 입문용 에피소드 먼저 봐보는 걸 추천함. 솔직히 시즌1은 중반부까진 내용도 엉성하고 씨지도 구리고(나중 가도 구리지만 이때는 진짜 심각함.) 해서 못 견디고 접거든... 나중 가선 재밌다는 걸 알아야 견딜 수 있음. 시즌1은 8화 내지 9화부터 재밌어짐.
어제오늘/사실 인공지능을 가지고 싸움을 하거나 죽고 죽이는 그런 내용은 이제 지루함.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스스로 진화하는 존재가 됐을 때, AI에게 어느정도의 권리을 주어야되냐는 담론을 선제시 했다는 점에서 테드창은 신박하다고 느꼈음. 사실상 먼 미래에 그런일이 일어난다고 다들 예측 하는 거고. 그런 시대가 오면 인간과 AI에 대한 차별성이 무엇인지 혼란이
오게 되는 지점이 올거라고 봄. 그때가 되면 인간이 느끼는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올거고. 결국 옛날에 도스토예프스키가 했던 자유의지, 결정론에 대한 담론이 나올 수밖에 없겠네.
사실 그 인공지능 주제도 어디서 많이 봐서... 근데 예시는 못 들겠는 거 보면 내가 본 그런 주제 다룬 작품 중엔 테드 창 것이 제일 나았다는 뜻인가 싶기도 하고... 근데 워낙 재미 없게 봐서 그냥 가장 최근에 본 거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악마의십자가/ 오 ㄱㅅ 켭쳐해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