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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라가 있는 골목



소문들은 꾸준히 낡아가

주먹을 쥐었다 펴느라 매일 손금이 진해지고

손금을 따라 전신주들이 점점이 돋아나

밤눈이 내리기 전에 나는

흩날리는 것들을 기준으로 생각을 해

지붕에 내려앉는 새들의 체온을

먼지들의 이동속도를

늙은 배우들만이 알고 있는 인생의 비밀을

비명(悲鳴)은 읽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것

별들에게도 별들의

자정이 있다는 것

심해어의 생김새를 꼼꼼히 상상하는 소년은

조금 덜 호흡할 수 있고

갓 배운 말들을

노인처럼 잊을 수 있네

골목마다 자정이 시작되고

소년의 입 안에서 구름은 차오르고

나는 점점이 흩날리는 것들을 기준으로 생각을 해

키 작은 나무와 나무의 귀들을

전신주와 고요한 비명을

주먹을 쥐었다 펴면 아직도

밤눈이 녹아 가는 골목에서


-이장욱, 사이버 문학웹진 <문장> 2008년 2월 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