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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레르는 첫번째 선견자이자, 시인들의 왕이며, 진정한 신이다."

- 랭보




플로베르에 이어서, 현대시의 시작이자, 모더니즘의 시작, 그리고 시인들의 왕이자 저주받은 시인, 그리고 한 금치산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샤를 보들레르는 1821년 파리에서 태어났다. 보들레르의 친 아버지는 그가 어릴 적 죽었고, 과부가 된 그의 어머니는 재혼을 하게 된다.



이런 과정 자체가 무척이나 흥미로운데, 오늘날 관점에서 볼 때 보들레르는 극심한 여성-혐오자였다. 그의 작품 세계에서도 젊은 여성들을 향한 증오나 폄훼가 문제시 될 정도로 끝없다.


그런 반면, 보들레르는 과부가 늙은 노파들에게는 정반대로 굉장히 친숙하고, 친화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런 이유로, 그의 어머니가 과부가 되었다는 점에서 찾는 이들도 있다. 한 마디로 가정적인 요소가 이러한 태도를 만들었다고 본다.


이러한 어머니와의 관게는 보들레르의 삶에서 평생동안 중요하게 작용한다. 



보들레르는 그럭저럭 교육도 받고, 무엇보다 그의 양아버지가 꽤나 부유했으므로 끝끝내 방탕한 삶을 시작한다. 


어릴 적부터 방탕한 보헤미안적 삶을 시작하고, 아버지로부터 받았던 유산을 탕진하기 시작한다. 



보들레르가 얼마나 방탕한 생활을 했는지를 증명하는 것은 역시 그의 악명 높은 <금치산자> 선고가 있다.


대충 20살 갓 넘었을 무렵, 보들레르는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는다. 그리고 그대로 그걸 사창가나 술집 등에서 탕진한다.


결국 보다 못한 그의 어머니와 가족들이 파리 법원에 고소를 해서, 보들레르를 금치산자로 만든다.



잔 뒤발 같은 애인도 만나고, 계속 방탕한 생활을 일부러 하던 보들레르는 그래도 문학에서 재능을 나타낸다.



그가 처음 두각을 나타냈던 것은 미술 평론이었다. 보들레르는 당대 유망한 미술평론가였고, 들라크루아 같은 화가들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것으로 꽤나 명성을 떨치기도 한다.


이 와중에 보들레르는 당시 미국에서 잊혀진 에드거 앨런 포에 크네 매료되고, 그의 작품들을 번역하기 시작했고, 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 마디로, 보들레르는 이것저것 하면서, 미래의 시인의 왕으로서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다.



이전부터 시도 조금씩 발표하던 보들레르는 어느 덧 서른 중반이 넘었고, 아예 시집을 출판한 계획을 세운다.


철저한 계획 아래, 자신이 발표했던 시들과 새로운 시들을 묶으며, 제목을 고심하던 도중, 마침내 <악의 꽃>이란 이름의 시집을 1857년 출간한다.



<악의 꽃>의 출간은 말 그대로 스캔들이었다. 표면적으로 레즈비언이나 여러 부도덕한 묘사들 덕분에 보수적인 이들은 격분했고, 젊은 예술가들은 새로운 형식과 예술에 환호했다. 그러나 보들레르는 플로베르와 마찬가지로 고발당했고, <악의 꽃>은 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된다.




플로베르와 다른 점이 있다면, 끝끝내 보들레르는 재판에서 졌고, <악의 꽃>의 일부 시들을 삭제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이에 <악의 꽃> 2판이 발행되는데, 자신의 이상적인 계획이 뒤틀린 보들레르는 새로운 시들을 50편 가량 대폭 추가하고, 시집의 구성도 다시 편집하며 항의하듯,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영향력 있는 시집을 발행하게 된다.



그 후 보들레르의 삶은 '저주받은 시인' 같은 삶이었다. 소수의 열광자들을 중심으로, 보들레는 꾸준히 자신의 미술 평론과 예술을 발표했고, 최초의 산문시집이라 할 수 있는 <파리의 우울>도 발표하며 방탕항 생활을 의도적으로 이어갔다.


애인과 동거도 하면서도 끝끝내 건강을 망친 그는 46살의 나이로 요절하고 만다.





그러나 그의 죽음 이후로 오히려 보들레르는 말 그대로 시인들의 왕이 된다.


논란도 있고, 또 방탕하고 추잡한 삶을 살면서도, 보들레르가 오늘날 현대시의 시작이자 시인들의 왕으로 추앙받은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우선 그는 작가들 중 거의 최초로 '도시'를 발견한 이였다. 


발터 벤야민이 이런 그의 모습을 바탕으로 <아케이드 프로젝트> 등 많은 글을 구성하였지만, 보들레르는 말 그대로 현대의 도시를 발견하고, 예찬하며 비판한 자였다.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 오, 더러운 수도여!

창녀들, 그리고 강도들, 그대들은 대개 그처럼 자주 가져다준다.

무지한 속물들은 알지 못하는 갖가지 쾌락을!

- <파리의 우울>, 에필로그


그는 <악의 꽃>에서도 조짐을 보였지만, 아예 '파리'를 주인공으로 하는 <파리의 우울>까지 발행하면서 말 그대로 시발점이 되었다.


수많은 모더니스트들이 '도시'를 소재로 하는 소설과 시를 발표한 점을 생각하면, 보들레르는 말 그대로 선구자였다.


당장 조이스는 '더블린'을 주인공으로, 무질 등은 '빈'을 주인공으로 한 점을 생각해보자.


그는 당시 낭만주의로부터 벗어나려는 시초이기도 하였다.


낭만주의자들이 의도적으로 '자연'을 인간과 대비되며 낭만적으로 묘사한다면, 보들레르는 그러한 '자연'을 경멸하였다.

말 그대로 그의 반-낭만주의적 행보는 낭만주의 이후를 논할 수 있게 만들며 상징주의로 이어진다.



또한 보들레르는 현대인들의 삶의 부조리함, 즉 '권태로움'에 주목한 첫번째이였다.


아니, 애당초 그는 <악의 꽃>을 쓸 때부터, '권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제일 흉하고 악랄하고 추잡한 놈 있으니!

놈은 야단스런 몸짓도 큰 소리도 없지만

지구를 거뜬히 박살내고

하품 한 번으로 온 세계인들 집어삼키리:

그놈은 바로 권태! 


- <악의 꽃>, 독자에게



<오! 그렇다! '시간'이 다시 나타났다. 시간은 이제 지배자로 군림한다>


<이제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학대받는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취해라!>

-<파리의 우울>



그로부터 시작된 혁신적인 형식 등은 사실 원어가 아니면 체감하기 힘드므로 생략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말 그대로 '예술가'이자 '우매한 민중'을 주도하면서도 그들의 일부일 수밖에 없는 작가의 특성을 꿰뚫은 작가이기도 하였다.


보들레르는 많은 모더니스트들처럼, 예술가지상주의자이자 엘리트주의자였다.


혁명에도 동참한 그는, 민중이 끝끝내 나폴레옹 3세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망하고, 민중에게 실망한다.


그러나 그와 같은 시인들은 이상을 노래해도 결국 민중에서 벗어날 수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의 유명한 시가 노래하듯, 시인은 하늘에선 왕자지만, 땅에선 치욕을 겪어야 하는 이였다.


<시인>도 이 구름의 왕자를 닮아,

폭풍 속을 넘나들고 사수를 비웃건만,

땅 위, 야유 속에 내몰리니,

그 거창한 날개도 걷는 데 방해가 될 뿐.

- <알바트로스>



그의 논란 많은 방탕함도 다분희 의도적이기도 하였다. 그는 본인의 삶이 답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충동'을 멈추지 않고 일부러 '저주받은 시인'을 자처한다.


일부러 악, 혹은 고통을 자처하며 '진짜'를 꿰뚫어보려고 그는 노력했다.



그리고 보들레르 사후, 그로부터 상징주의가 시작되고, 랭보나 베를렌, 말라르메, 발레리 같은 프랑스 후배들이 나타났고, 수많은 모더니즘의 작가들의 그의 후예를 자처하면서, 현대시가 시작된다.



말 그대로 그는 문학에서 시인들의 왕이며, 현실에선 가련한 금치산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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