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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시인의 예전 시집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 시집은 더욱 읽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사서 읽어버렸네.

오래전 그녀의 시집을 읽을 때마다 '뭐가 그렇게 힘들었어요.' 라고 페이지를 넘겨가며 연민의 마음으로 읽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의 시가 좋았던 건 삶의 절규가 느껴졌기 때문에, 그 절규가 처절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니까 좋았던 거라서 이번 시집은 읽기 전부터 살아있음이 부재한 체념의 시들이 시집을 구성하고 있을 거라고 예상했고 읽어보니 역시나 였다.


두 편만 소개하자면



<어느 날 나는>

하늘이 운다
구름이 운다
일생이 불려가고 있다

어느 날 나는
마지막 저녁을 먹고 있을 것이다




<아침이 밝아오니>

아침이 밝아오니
살아야 할 또 하루가 시큰거린다
"나는 살아 있다"라는 농담
수억 년 해묵은 농담



이런 시 분위기가 가득하다고 보면 됨.
시인 인터뷰를 보면 더 시를 쓰지 않을 거라고 대신 소설을 쓸 수도 있다 라고 언급하던데 이제 나도 최승자 시인이 다음 번 시집을 또 낸다면 더 읽진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