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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MacDonald Had a Farm
마이크 레스닉의 2001년 SF 단편소설, 2002년 휴고상 단편부문 후보작. 작가의 작품 중 국내 출판된 건 키리냐가와 담비를 안고 있는 여인이 있겠다.
근미래의 식량위기, 30년간 뉴질랜드의 오지에서 양도 안 키우는 이상한 농장을 운영하면서 존버해왔던 시저 클로디어스 맥도널드가 버터볼이라는 놀라운 유전공학 생명체로 모두에게 맛있는 고기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버터볼의 모든 부위는 식용이 가능하며, 몇 개월 안에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내고, 기본적으로 한 배에 여러 새끼를 낳을 수 있으며,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어떤 자원도 사용하지 않은 인조 사료를 100% 활용한다고 홍보된 꿈의 가축인데, 법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버터볼 실물은 공개되지 않았고, 오직 고기만이 널리 유통되었다.
마침내 맥도널드의 기업은 화자 맥네어를 포함하는 첫 기자단에게 버터볼을 공개하게 되지만, 그들은 버터볼의 불편한 진실을 발견하는데...
이 단편은 여러가지 주제에 동시에 손을 뻗친다. 공장식 축산업에 대해서도 다루고, 대체 어떤 정도가 되어야 생명체가 지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느냐는 질문도 던지며, 동물의 영성이나 인간중심주의, 언론의 책무 같은 묵직한 내용들이 모두 언급된다.
물론 단편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다룰 수는 없고, 글 전체에 넘치는 유머 덕분에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여서 수박 겉핥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가벼운 분위기 속에는 단단한 알맹이가 들어 있으며, 여기서 던지는 질문들은 하나의 핵심된 질문으로 수렴될 수 있다. 인간과 동물 사이의 관계란 어떠해야 하는 것인가?
맥네어는 참관을 마치고 자신만의 결론을 내린다. 30억의 어린이가 굶어 죽게 내버려 둘 수는 없지만, 자신은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하지만 이는 작가의 결정이 아니며, 아마 독자의 결정도 이와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산티아고Santiago: a Myth of the Far Future나 키리냐가 등 중단편과 장편에서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레스닉은 리듬감 넘치는 글을 쓰며, 안타레스의 43개 왕조The 43 Antarean Dynasties나 지구를 마지막으로 떠나는 분은 태양 좀 꺼주시겠어요?Will the Last Person to Leave the Planet Please Shut Off the Sun?, 미합중국의 경매에 대한 질문Inquiry Into the Auction of the U.S.A. 같은 단편들에서 볼 수 있었던 유머러스하고 재치있는 현실 풍자도 다시 빛을 발한다.
마이크 레스닉은 본래 순문학을 지향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팔려서... 젊은 시절 호구지책을 위하여 '노골적인 에로 소설' 쓰면서 다 보냈다고 함. 그러다가 어찌어찌 겨우 작가로 자리잡은 동네가 SF였음 - 정작 과학이나 공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도 하고 그런 것을 공부하는 것이 취향도 아니어서, 마이크 레스닉의 SF는 뜬구름 잡는 소리로 일관하면서 사회적 상황을 더 강조하는 글을 썼는데, 오히려 그게 다른 SF작가들과 차별점을 만들어내면서 결과적으로 잘 먹혔다고 함. 마이크 레스닉은 진지한 글, 유머러스한 글 전부 다 잘 쓰는데, 그가 가장 많은 작품을 쏟아냈다는 '에로 소설'은 도대체 어떤 물건인지 궁금하기도...
레스닉 초기 작품 이야기 나오니까 갑자기 젊었을 때 쓴 가니메데 시리즈가 궁금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