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권 언어 공부해 본 놈들이라면 언어에 남녀 구분이 있다는 게 얼마나 좆같은지 알 것임
물론 그게 다 필요해서 나온 거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성별의 구분을 두지 않는 것에 대해 그들이 왜 굳이 남녀를 나누어 생각하는지 일단은 이상하게 느껴짐.
페미니즘에서 말하는 언어에서 오는 성차별은 솔직히 한국어에서도 없지는 않다만 유럽언어에 비하면 ㄹㅇ 새발의 피임.
모든 것의 기준이 남성에 있고, 이것이 실은 여성인 비정상적인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 토씨가 붙지.
말하자면 한국어는 그러한 구분에 오염되지 않은 언어임.

그렇지만 문서가 번역되어 들어올 때 he와 she를 구분하고 있는 부분을 그대로 반영은 하고 싶었겠지
일본어에서는 이미 그걸 彼(kare)와 彼女(kanozyo)로 구분하고 있고. 개화기 한국 소설 봐도 '궐녀' 따위의 단어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 말이 우리 일상 언어에서 필요하냐고.
전혀 필요를 느끼지 않음. 왜냐면 우리는 (문어체로) '그' 혹은 (구어체로) '걔'라고 쉽게 말했을 때 이걸 당연히 남성이라고 상정하지 않거든.
남자라고 생각하고 듣고 있었는데 아 여자 얘기하는 거였어? 하고 뒤늦게 느끼는 그런 경우를 우리는 경험하지 않는다는 뜻임.
왜냐면 우리는 '그'라고 했을 때 당연히 남자라고 생각하는 식의 오염이 전혀 머리에 없기 때문이지.
일본은 이미 kare를 남성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여자는 당연히 kanozyo라고 딱 말해 줘야 한다. 이건 서양언어로부터 분명히 오염된 부분임.


He said to her -> 그가 그에게 말했다

라는 식의 개같은 번역을 피하기 위해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는 번역을 택하게 된 부분이 있긴 하지.

그런데 이것도 번역을 조금 더 공부해 본 사람은 알 거다. 한국어에서는 두 번 세 번 등장하는 인물, 물건, 단어를 굳이 대명사로 대체해야 한다는 룰이 거의 없어.

즉 철수와 영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우리는 백번 천번 걔들을 철수와 영희로 불러 준다는 거임.

원문에 He said to her 이라고 돼 있어도 '윌리엄이 샐리에게 말했다'고 번역한들 전혀 문제가 없음.


이미 편의상 '그녀'라는 말이 쓰이고 있으니 그건 알아서들 쓰면 됨.

그렇지만 그게 꼭 필요하냐고 하면, 내가 보기엔 필요하지 않고,

우리가 평소에 쓰고 있지 않으니 자연스럽지도 않거니와,

단어 하나 더 늘면 좋은 거 아니냐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보기도 힘들다는 것임. 한국어의 특징인 성별불명의 오픈 마인드를 오염시키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