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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지만 삼국지 연의를 읽고있다.


삼국지는 다들 아시다시피 의천도룡기의 배경시대인 원명 교체시기에 나관중이 민중에 떠돌한 구전들을 모아 엮은 삼국지 통속연의를 모체로 여러가지 판본이 있고 지금 대중적으로 읽히는것은 청나라때 모종강 부자가 협평을 달아 출판한 모종강본이야.


사람들은 나관중이 책을 엮은 시기 원 (몽고족 황제)나라가 명 (한족 황제)으로 국가가 바뀌던 시대배경 때문에, 한족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한나라 황실의 적자인 유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고 알고있지만, 오히려 나관중의 업적은 민간 구전들에서 나타나는 유비에 대한 과중한 편성에 나름의 균형을 갖춘 저서라는데 있어. 후에 편찬되고 삼국지 연의의 대중화에 초석이된 모종강본 삼국지 연의 역시 청나라 (몽고족 황제 강희제 집권시기)에 책을 편찬해서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유비의 적수인 조조나 손권도 따지고 보면 대대손손 한나라 황제의 녹을 받던 한족들인데, 그 사람들의 업적을 가리고 유비를 띄우는게 한족의 자긍심 고취랑 크게 상관은 없잖아?


유교국가 이기때문에 한나라 황실의 직계 자손인 유비에 힘을 실어줬다, 라는 평가도 있지만 현세에 직면한 어려움을 종묘사직의 탓으로 돌리던 유교사상의 시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 때 촉한의 한중왕께서 천하를 통일하고 종묘사직이 섰으면 태평성대가 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바람이 민중 구전에 나타났다고 보는 시선도 있어.


책 이야기를 하자면, 이 책은 김구용 선생님이 번역한 나름 국내최초의 모종강본 완역본이야. 하지만 모종강본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협평이 빠져있는 반쪽짜리 완역본인데, 난 협평이 불편해서 이 책이 더 좋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 시의 수려한 번역이야, 요시카와 에이지 본과 이문열 본도 읽어봤지만 요시카와 본이야 이른바 일어 중역이고 이문열 선생은 훌륭한 작가지만 한문 학자인 김구용 선생만은 못하더라고.


삼국지 연의가 재미없다는 젊은 친구들이 많은데, 사람사는 세상사라는 측면으로 보면 배울점도 많은 소설이야. 유비의 신신당부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다가 서주성을 빼았긴 장비를 보면 '어제 회식자리를 후회하는 나' 같기도 하고, 다들 서로 서로 배신하고 통수 치는데 유독 몽고인인 여포만 배신자임을 부각 시키는 것을 보면 타지에서 고생하는 이방인이 생각나기도 한다.


혹시 삼국지 연의를 안 본 친구가 있다면, 한 번 읽어보길 바래. 구태의연하지만 삶에 교훈이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고, 토탈워를 더욱 깊게 즐길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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