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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갤에서 추천 받은 호모 도미난스.
옛날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무협 판타지들의 그 향수를 오랜만에 다시 느낄 수 있었음.
전설의 비약을 먹거나 엄청난 내공을 가진 사부에게 일순간 큰 내공을 전수 받아 그 능력으로 마음껏 세상을 평정해가는 이야기들.
그런 형식을 떠올리게 하지만 꽤 신선한 부분들이 많았음.
제목 호모 도미난스는 우리 인류, 호모 사피엔스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신인류란 의미.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의 차이가 그저 두뇌의 차이라면, 호모 도미난스는 마인드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모 사피엔스들 보다 제대로 진화한 진짜 신인류라고 할 수 있음.
능력자들은 이런저런 방식을 통해 서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능력을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서 여러 집단이 형성됨. 예를 들어 세상의 평화를 위해 악당을 처치하려는 집단, 자기의 쾌락만을 위해 능력을 사용하려는 집단, 이 능력이 위험함을 깨닫고 능력 자체를 통제하려는 집단, 제 각각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능력을 활용함.
크게 봤을 때, 이 능력이 세상을 파괴할 수도 있는 위험한 병으로 생각하고 이를 통제하거나 아예 능력을 없애려는 세력과 이 능력으로 마음껏 세상을 조종하려는 세력간의 다툼이 메인으로 전개됨.
거대한 권력, 능력을 가진 인간이 결국 부패할 것인지, 절제를 통해 모두가 상생하는 길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예로부터 성선설, 성악설에 대한 물음이나,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게 만들어줌. 내가 그런 능력을 가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선하다는 건 뭐고 악하다는 건 뭔지, 다수를 위해서라면 소수는 희생되어도 좋은지? 이런 물음들에서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생각나기도 했음.
이 소설은 라오스, 일본, 한국, 홍콩 등을 배경으로 왔다갔다하는데, 각 나라들의 특징과 배경을 잘 이용해서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느낌이 들었음. 사실 4개국 이상을 한꺼번에 다룬다는 게 소설가로서 부담이 됐을텐데, 소설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음.
이 책을 읽으면 너무 재밌어서 개인적으로 바쁜 시기였는데도 시간을 내서 3일만에 다 읽음.
요즘 책 읽는 것도 귀찮고 재밌어 보이는 거 구매해도 중도포기 많이했었는데 오랜만에 완독함.
후기를 쓰려고 봤는데, 주내용을 스포 안하려다 보니까 이런 이야기밖에 할 수 없게되네. 실제로 책을 읽으면 철학적인 물음들은 무겁지 않고 가볍게 다가옴.
좀 짜릿하고 자극적인 거 읽고싶다하면 이 책 추천함.
믿고 보는 장강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