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회를 하나 꾸민다 합시다. 거기 모이는 사람놈 치고 처음은 민족을 위하느니, 사회를 위하느니 그러는데, 제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느니 아니하는 놈이 하나도 없어. 하다가 단 이틀이 못되어, 단 이틀이 못되어… 되지 못한 명예 싸움, 쓸데없는 지위 다툼질, 내가 옳으니 네가 그르니, 내 권리가 많으니 네 권리 적으니…밤낮으로 서로 찢고 뜯고 하지, 그러니 무슨 일이 되겠소. 회(會)뿐이 아니라, 회사이고 조합이고… 우리 조선놈들이 조직한 사회는 다 그 조각이지. 이런 사회에서 무슨 일을 한단 말이요. 하려는 놈이 어리석은 놈이야. 적이 정신이 바루 박힌 놈은 피를 토하고 죽을 수밖에 없지. 그렇지 않으면 술밖에 먹을 게 도무지 없지. 나도 전자에는 무엇을 좀 해보겠다고 애도 써보았어. 그것이 모다 수포야. 내가 어리석은 놈이었지.
-현진건, 술 권하는 사회 中-
1921년도 작품인데 지금 2017년도에 대입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여자들 생계전선에 내돌리고 자학 한량질하던 식민지의 나약한 남성상
이건 풍자하려고 썼고, 본인도 형도 동생도 일제에 대항한 작가이지만, 이광수의 무정을 읽어보면 진심으로 헬조선 타령이 수도 없이 반복되어 그 놈이 왜 친일파가 되었는지 스스로 인증함